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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빈대디 Jan 12. 2019

아빠가 딸에게 들려주는<좋은 남자> 구분법

아빠가 던지는 질문 7개





나에겐 딸이 둘 있다. 큰 딸이 내게 물었다.


아빤 어떤 남자가 좋은 남자라고 생각해요?



우리 집 유일한 남자인 나의 생각이 궁금한 걸까? 아마도 아빠가 생각하는 좋은 남자의 조건을 알고 싶어서 일 것이다.


이건 나만의 생각일 수 있지만, 다른 사람들도 딸을 가진 아빠라면 마음속에 비슷한 생각을 품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두 딸들과 나누었던 이야기다.


요즘 시대에는 남녀 구분 없이 독립된 사회인으로서 평생을 살아가야 한다. 그래서 혼자서도 살 수 있는 경제적 사회적 능력을 갖추는 것이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 여자든 남자든 사회에 나가 자기 일을 찾아 경력을 쌓아가고, 그곳에서 자기 입지를 넓혀가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여자의 경우,

결혼을 하면서 출산과 육아를 하게 되면, 잘 나가던 경력도 끊기게 되고 업무 몰입에도 한계를 갖게 된다. 그것은 회사 내 입지를 약화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기 쉽다. 그러니 당연하게도, 결혼과 관련된 것들을 선택하는 데는 깊은 고민이 동반하게 된다. 인생 전체를 관통하는 사회활동의 맥을 튼튼하게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것이 어느 정도 단단해졌을 때, 결혼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결혼이 선택의 문제’가 된 것이다.


최근 이혼의 증가 현상은 이러한 생각에 무게를 더 해준다.


그러다 보니,

내 딸의 상대가 되는 남자를 고르는 기준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난 좋은 남자 친구와 좋은 남편감을 같게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좋은 남자로서 갖추어야 할 남자의 품격은 서로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좋은 남자 친구를 만나서 사귀고, 그 친구가 결혼할 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믿음이 가면, 결혼까지 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좋은 남자 친구와 좋은 결혼 상대자를 구분하여 이야기할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이제 아빠인 내가 딸들과 나누었던 좋은 남자를 구분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다. 몇 개의 질문을 통해 그 해답을 찾아가 보자.



첫째, 심성이 어떤 친구인가?


심성이 곱지 못한 사람과의 만남은 끝이 결코 아름답지 못하다. 성인이 된 사람의 본성은 바뀌기가 어렵다. '고운 심성'은 남자의, 아니 인간의 가장 중요한 기본요건이다.


그럼, 고운 심성은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약자에 대한 배려’가 있는지를 살펴보자.

일상의 행동 속에 약자에 대한 배려심이 베어나는지 보면 된다. 약자에 대한 배려와 연민이 많은 이는 본질이 고운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타인을 진심으로 이해하고 존중할 줄 안다.


주변의 크고 작은 ‘악(惡)’에 대하여 분노를 느끼는 사람인지 살펴보자.

악에 대한 분노가 없는 사람은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 사람이다. 악을 보고 마음속의 분노를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악에 대한 분노가 있는 사람은 본질이 고운 사람이다.



둘째, 같은 색상이라도 명도에 따라 느낌이 확 달라지는 데?


사람을 만나보면 그 느낌이 밝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다. 표정이 밝은 사람, 웃음이나 행동으로 상대방을 밝고 명랑하게 만드는 사람, 함께 있으면 언제나 분위기를 활기차고 밝게 해주는 사람 등등.


밝은 사람과 같이하는 시간이 많으면 자신도 어느새 밝은 미소를 지으며 웃고 있다.

그의 명도는 어떠한가?



셋째, 대화로 풀지 못할 문제가 있을까?


남녀 간 교감의 너비와 깊이는 서로 나눈 대화의 그것에 비례한다. 그것은 연애시절이나 결혼 시절이나 다르지 않다. 생각과 고민을 나누는 대상과 깊이는 만남의 초기에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한번 정해지면 그것이 결혼 후까지도 그대로 연속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연애시절부터 사탕 같은 이야기만이 아니라 쓴 삶의 이야기도 함께 나눌 수 있어야 한다.


엉뚱한 얘기지만, 난 우리 딸들과 술자리를 자주 같이한다. 집사람과 함께. 딸들에게 술 마시는 법도 내가 가르쳤다. 적당한 술은 자연스러운 대화를 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교육(?)을 받은 우리 딸들 이기에, 우리 딸들의 남자는 술 한잔 즐길 줄 아는 남자였으면 좋겠다. 술 한잔 부딪치며 서로 깊은 대화를 나누며 지내길 바라기 때문이다.



넷째, 서로에게 존경심이란 무엇인가?


여기서 존경심이란 상대를 높게 인정하는 마음을 말한다. 상대방에 대해 존경심을 갖게 되면 서로를 더 존중하고 더 귀하게 대한다. 아무리 가까운 사이라도 존중이 사라지면 아름다움도 사라진다.


서로 존경할 수 있는 상대를 만나고, 만나면서 서로에 대한 존경심을 잃지 않게 해야 한다.

가볍게 보면 안 될 문제이다.



다섯째, 경제는 누구의 몫인가?


두 사람이 맞벌이하는 세상이다. 함께 어깨동무하고 세상을 걸어가야 한다. 기본적 경제력은 행복을 꽃피우는 토양이다. 배를 굶기며 나누는 사랑은 오래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남녀의 사회적 역할이 동등해지듯이, 경제적 능력을 채워나가는 것도 남녀가 같이 감당해 나아가야 한다. 당연히 경제는 남자 한 사람의 몫이 아니라 두 사람 공동의 몫이다.



여섯째, 남자가 책임감이 없다면?


내가 남자라서 그런지 남자가 책임감이 없다면 남자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아무리 남녀가 동등한 사회라지만, 그래도 남자는 기사도가 있어야 한다. 앞에 서서 두 사람에게 밀려오는 거친 파도를 기꺼이 자기 몸으로 막을 기백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남자다.



일곱째, 비슷한 두 사람이 만나야 좋다고 하는 데?


문화적 특성이나 정치적 성향이 비슷한 남녀가 만나면 좋다. 문화적 특성은 성장해온 커뮤니티의 영향을 많이 받아 형성되는 데, 이 문화적 특성은 살면서 만나는 일상의 소소하고 다양한 문제들을 해석하는 중요한 틀로 작용한다. 정치적 성향은 본인의 가치관과 세계관의 발로인 경우가 많아서 세상의 큰 이야기나 상황들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틀로 작용한다.


위 두 가지가 서로 많이 다르면, 문제에 대한 해석이 서로 달라지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접근방법도 서로 다르게 되어, 대화를 하면 자주 부딪치게 되고, 부딪침을 피하려다 보면 대화의 폭과 깊이 모두 축소될 수밖에 없다.


문화적인 차이가 적은 사람, 정치적인 성향이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을 찾아라.






떠들다 보니 이것저것 여러 가지를 나열하게 된 것 같다. 모두 다 딸바보 딸딸이 아빠인 나의 주관적인 시각이다. 친구이든 애인이든 결혼의 상대자이든 상관이 없다. 좋은 사람을 만나야 한다. 


좋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이 들면 망설이지 말고 그 사람과의 만남을 거기서 멈춰라.


세상에는 좋은 남자들이 너무나 많다.

찬찬히 주위를 둘러보기 바란다.



부디 좋은 남자가 내 딸 옆에 서 주길 바란다.







2019년 1월, 인턴 '투빈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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