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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Jan 27. 2020

자주 부모님께 전화 합니까?

20.1.13-2

 2019년부터 일주일에 2~3번 이상 부모님과 전화 통화를 하기 시작했으며 부모님과 전화 통화를 통해 부모님과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나의 삶을 나누게 되었고 이로 인해 삶에 즐거움을 발견하게 되었다.


부모님에게 전화를 자주 하기 시작한 계기는 부모님이 느끼는 외로움을 위로해주고 싶어서였다.

 부모님과 떨어져 지낸 지 거의 25년 정도가 됐다.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키우고 너무 삶이 바빴다. 한 달에 한 번은커녕 3~4달에 한 번씩 전화를 하는 것도 참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였다.


 그러다 첫 째 아이가 머리가 커가면서 나에게 말을 하는 횟수가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보게 되니 서운한 마음이 들었고 아이와 대화를 더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떻게 서든지 아이와 많은 대화를 하기 위해서 노력하는 나를 보면서 불현듯 부모님 생각이 났다.


부모님도 나와 얼마나 많은 대화를 하고 싶어 하실까?


부모님과 전화를 자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나름 시간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2019년부터 부모님에게 일주일에 2~3번 이상 전화를 하고 있다. 나름대로 자주 전화를 한다고 생각하는데 부모님에게 자주 전화를 할 수 있는 이유는 부모님에게 전화할 시간 계획을 세웠기 때문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자가용으로 출퇴근을 한다. 퇴근을 하면서 차에서 보통 40~50 분 정도의 시간을 혼자 보내는데 퇴근 중의 시간을 부모님과의 대화에 사용하고 있다. 집에 돌아와서는 아이들 때문에 정신이 없어서 부모님과 조용히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다. 또한 부모님들도 나이가 드셔서 일찍 쉬시고 주무셔야 하므로 나나 부모님이나 서로 대화하는데 하루 중 방해받지 않고 편한 시간은 오후 6~7시 사이였다.



안부를 묻는 것에서 시작해서 서로의 관심사를 나누고 있다.

 처음에는 부모님과 서로의 안부에 대해서만 확인하는 진부한 이야기를 하다가 어느 시기가 되면서 서로가 관심이 있는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나도 이런 내가 신기했다. 20살까지 부모님과 해보지 못했던 내용으로 대화를 하다 보니 부모님의 생각이나 가치관을 알 수 있게 되었다.


 정치 이야기, 재테크 이야기, 주변에서 일어나는 가십 거리들 등 다양한 주제들이 서로 간에 대화로 오가고 있었다. 어떤  날은 미리 주제를 생각해서 대화를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어머니가 한문을 배우기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들려주시고 아버지는 물건을 사다가 사기꾼한테 낚였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시고 나는 최근에 발생하는 중국발 폐렴에 대해서 동료 중국 직원으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전해주기도 했다.


부모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깨달은 것들

 부모님과 나 사이에는 항상 오해가 있었다. 부모님은 자신들의 생각이 옳고 내 생각이 어리석다고 하셨고 나는 부모님의 생각이 너무 고리타분하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었는데 서로 대화를 계속하다 보니 서로에 대해서 이해를 하기 시작했다. 서로의 색안경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나는 어르신 분들이 얼마나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어 하는지 안다. 나도 중년이 되어 가면서 젊은 청년들과 어울리고 그들의 에너지를 느끼는 것이 좋기 때문이다. 하물며 이제는 70 이 넘으신 부모님들은 얼마나 젊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그들의 에너지를 느끼고 생각을 듣고 싶어 하실까?  


 값비싼 효도는 할 수없지만 나는 부모님과 간단한 전화 통화를 통해서 그들의 외로움을 채워주고 내가 가진 젊음의 에너지를 그들에게 무한정으로 드릴 수 있으며 이로 인해 부모님은 삶에 활력이 솟아나고 육체적 건강에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나 또한 어른들의 지혜를 고리타분하다고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부모님과 전화 통화를 자주 하고 대화를 하기 시작하면 우리가 발견하지 못했던 또 다른 삶의 즐거운 측면을 발견할 수 있다. 그동안 상처가 지속되어 원망스러웠던 서로의 관계가 회복될 수도 있으며 허물없이 생각과 의견을 들어주고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를 만들 수도 있다..


 부모님과의 전화는 굳이 망설일 필요가 없다. 처음에는 안부만 묻고 끊어도 된다. 그러나 자주 해라. 몇 초간의 침묵이 흐르지만 그 침묵의 과정을 견디고 용기를 내어 내가 먼저 아무 이야기나 시작하면 된다. 서로 의견을 말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생겨 서로에 대해 다시 원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다시 또 전화하고 어제의 이견은 잊어버리고 다시 이야기를 해라.


 그들과 이 세상을 같이 할 수 있는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는 것을 명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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