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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Feb 06. 2021

주식에서 10 분 만에 100만 원 손해를 봤다.

주식 실패의 원인 

 수요일 아침 핸드폰 알람이 0.001초의 어김도 정확히 5시 50분에 울렸다. 일부러 주인이 맞춰 놓은 시간에 알람을 울린 것뿐인데 규칙 대로만 움직이는 핸드폰이 못마땅하게 느껴진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기지개를 킨 후 방의 불을 켜기도 전에 곧 장 다리 밑에 놓아둔 스마트폰을 켰다. 밝은 LED 빛이 눈으로 확 들어오면서 눈에 자극이 가해졌지만 눈 건강은 아랑곳하지 않고 재빨리 뭔가를 확인하고 싶었다. 


미국의 나스닥, 다우존스 지수, 미국 관련 뉴스


 주식 투자를 시작하고 나서 아침에 눈 뜨자마자 하는 행동이 나스닥, 다우존스 지수, 미국에 밤새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밤 새 미국 주식 지수를 통해 한국 주식 시장을 면밀한 분석을 할 수 있는 능력은 1도 없지만 미국 주식 지수가 좋으면 한국의 당일 주식 지수도 좋아지고 미국에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으면 한국의 주식 시장에 도 나쁜 일이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단순하게나마 예측할 수 있고 반대의 경우라면 오늘 주식 시장에 어떻게 대응할지 미리 계획이라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밤새 미국 장이 오름새여서 코스닥, 코스피도 좋아질 것 같고 보유한 종목들도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잠이 확 달아나고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 출근길 교통 체증을 일으킨 사고 차량 운전자들에게 욕을 참을 수 있을 거 같았고 맘에 들지 않는 회사 동료들에게 웃으며 인사할 수 있는 기적이 일어날 것 같았다. 미국의 주식 시장이 지구 반대편에 사는 서울 시민의 하루하루 기분에 영향을 미치 것은 나비효과임에 틀림없다.


 한국의 주식 장이 시작하는 오전 9시가 오기만을 기다렸다. 오전 9시가 되자마자 예상대로 보유한 종목들의 주가가 빨갛게 변하기 시작했다. 어쩌다 맞아 들어간 예감에 자신감이 상승하고 가슴이 요동치기 시작됐다. 반대로 내가 보유하지 않은 주식들의 주가는 파란색으로 변했다. 


역시 예감이 틀리지 않아!! 


평소 파란색을 좋아해서 파란색 옷이을 쇼핑하는 편인데 주식에서는 파란색은 무서운 색이다. 파란색은 주가가 떨어질 때를 나타내는 색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빨간색은 주가가 올라가는 것을 표시하는 색깔이다. 


 작년 2020년에는 주식 시장 가격이 3월 이후로 많이 올라서 버블 징조라고 걱정하며 폭망 할 거라며 영끌하며 주식하는 사람들에 대해 비판적 의견을 내세우는 전문가들이 있는가 하면 아직도 한국 주식 시장은 오르려면 멀었다고 지금이 투자할 때라고 희망을 주는 전문가들도 있었다. 


 내 기억을 토대로 본다면 사회생활을 시작한 2004년 이후로 터질 거 같다는 버블이 터진 적은 없었다. 과거 리먼 사태가 있어서 주식 시장이 떨어진 적은 있었지만 버블이 터진 것은 아니었다. 문제인 정부 이후로 지붕을 뚫고 오른 부동산 가격도 버블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가 있지만 부동산은 여전히 올라가고 있다. 전자가 맞는지 후자가 맞는지는 아무로 모른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이 나에게는 득이 되기 때문에 나는 후자를 신봉하고 있고 오늘 내 믿음이 실상이 되고 있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보유한 5개의 종목들이 5% 이상 오르며 지겨운 출근 길이 룰루 랄라 즐거워지고 있다.  


 그런데 가슴 한편에서 분한 마음이 싹트기 시작했다. 


 얼마 전에 수익을 보고 매도해 버린 "모트렉스"라는 종목이 매도했던 시점보다 격한 속도로 오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6,800원 -> 6,900원 -> 7,400원 -> 8,000원.......


"웁스~~, 좀 더 보유했다가 팔았어야 했는데." 


 이렇게 오르는 추이라면 오늘은 전 날 대비 30% 까지 오를 수 있을 것만 같은 촉이 왔다. 조금만 더 보유했다 팔았으면 하는 후회가 들었고 지금이라도 재매수하지 않으면 더 많이 벌 수 있는 기회를 놓칠 것 같다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성적 판단이 마비되는 순간에 접어들었다. 아직 전 날 보다 10% 까지만 올랐기 때문에 지금 매수해도 더 15% 혹은 20%까지 오를 것만 같았다. 이미 나의 뇌는 매수를 하라고 명령을 내리고 있었다. 


 주식 종목이 급격하게 오르는 것을 보면 이런 생각들이 든다. 

 - 사지 않았다는 후회감,

 - 다른 사람들은 이 종목을 사서 대박을 터뜨리고,

   다른 사람들이 대박을 맞볼 때 나는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상대적 상실감, 

 - 지금이라도 매수하면 더 오를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과 순간에 몇 푼을 더 벌 수 있다는 기대감. 


 결국은 전 날 대비 10% 오른 지점에서 매수와 매도를 반복해서 10분 만에 24 만원을 벌었다. 

 *전 날보다 10% 오른 지점인 약 7,500원에서 600주를 사서 7,700원까지 오르자 매도-> 12만 원 차익 실현

 *이후 8,000원에서 600주를 다시 매수하여 8,200원까지 오르자 다시 매도 -> 12만 원 차익 실현


 여기까지는 좋은 스타트였다. 불과 10 분도 안돼서 24 만원을 벌었으니 말이다. 손가락만 움직여서 10분 만에 20여 만원을 벌다니 이렇게 쉬운 고 콸러티 돈벌이가 따로 없었다. 뇌는 높은 가격임에도 매수하라는 신호와 함께 이 순간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는 신호를 동시에 보내고 있었지만 결국은 더 벌고 싶어서 다시 매수를 하기로 결심했다.


 "지금 매수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정도로 오를 거니까 빨리 매수해!!


*8,600원 시점에서 다시 600주를 매수했다.

 목표는 10 만원 정도만 차익 실현을 하고 다시 매도를 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회의가 소집이 됐다. 회의 도중에 주식을 사고 팔았다 상사한테나 동료들한테 찍힐 수 있어서 주식을 확인할 수 없었다. 제발 올라라!! 올라라!! 주문을 걸고 회의가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상사는 오늘따라 왜 이렇게 말이 많은지? 쓸데없는 말을 늘어놓고서는 끝낼 생각을 하지 않는다. 평소에도 맘에 들지 않았는데 오늘은 더 더 싫어진다.  


 결국은 일확천금을 얻고자 하는 욕심에 낚여 버렸다. 나도 어쩔 수 없는 욕심 덩이 어리석은 인간이다. 교회에 수년간 다니고 있지만 돈에 대해서 아직도 해탈하지 못했다.


 회의가 끝나고 곧바로 사무실을 나와서 주식 가격을 확인한 결과, 매수한 가격인 8,600 원에서 조금 오르는가 싶더니 8,600원 이하로 내려가서 이내 8,400원 대로 내려가고 8,000원대 아래로 내려가 버렸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고 금세 기분도 다운됐다. 지금 책상으로 돌아가서 상사가 지시할 일이나 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었다.  


"이거 사는 거 아니었는데, "


 지금까지 10분 안에 번 수익이 24 만원이었지만 30분 만에 36만 원을 잃어서 총 손익 액은 적자 12만 원이 발생했다. 그러나 다시 오를 수 있겠지라고 생각해서 여전히 보유하고 있고 현재는 7,000원대까지 떨어져서 약 100만 정도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


  주식 시장에서 기회는 또 있는데도 지금이 마지막 기회인 것처럼 섣부른 판단을 한다. 그래서 주식 시장에 실패하는 사람들의 뇌는 도마뱀의 뇌 만도 못하다고 하는 것 같다. 나이가 들면서 합리적 판단 능력이 발전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주식 시장에서는 욕심이 합기적 판단을 압도한다.


  당일 오전 주식 장을 보고 빠르게 오르는 종목을 보면 여기에 띄어 들어야겠다는 유혹에 빠진다. 루어 미끼에 걸린 물고기들처럼 미끼에 현혹되어 미끼를 무는 것이 득이 되는지 독이 되는지 충분한 판단 없이 이후에 일어날 실패에 대해서 어떻게 리커버리를 하고 감정적 좌절에 대해 어떻게 대비할지를 준비하지 않은 채로 미끼를 물고 만다. 

 

 오르고 있는 주식이 오를 것이라고 생각해서 매수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도박이라고 생각한다. 주식은 예측이 불가하지만 수요와 공급 법칙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공부하면 커다란 리스크는 막을 수 있고 적은 이익은 볼 수 있다. 그리고 공부를 하고 사는 주식들은 떨어지게 되더라도 리스크 헷지를 계획하고 감정적 타격도 대비할 수 있으므로 손실액과 좌절감도 줄어든다.  


 만약 오늘 주식 종목이 갑작스럽게 오르고 있는 것을 보면 사지 않았다는 후회를 하지 말아야 한다. 수많은 종목 중에 오르는 종목도 있고 떡상을 하는 종목도 있다고 편하게 생각하면 그만이고 나는 나대로의 원칙만 지키고 내가 목표한 수익만 챙기면 그것으로 족하다고 생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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