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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obe Nov 26. 2021

스타벅스 VS 이디야 커피를 사오는 영업사원

아내는 병원에서 일하는 병원 직원입니다. 병원에는 제약 회사 영업 직원들이 와서 의사들을 상대로 영업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내는 제약 회사 영업 사원들을 많이 본다고 하는데, 아내가 본 영업 사원 중 아내의 개인적 관점에서 센스가 부족한 영업 사원이 있다고 합니다. (*주의:물론 센스가 있다 없다에 대한 관점은 개인적인 관점입니다.)


아내: 여보 우리 병원에 자주 오는 제약 회사 영업 사원이 있는데, 

        의사한테 영업을 하러 오는데, 종 종 아침에 올 때 빵이랑 아메리카노를 사 와서 

        의사 선생님한테 주더라고. 그런데 그 의사 선생님이 좋아하는 브랜드가 아니야, 

        의사 선생님은 스타벅스를  좋아하거든,

        그래서 빵은 다른 사람한테 주고 커피도 마시다 말고 버리더라고, 

        내가 그 사람한테 알려주고 싶은데, 말은 못 하겠고,


 나: 혹시 영업 사원이 나이가 어려서 의사의 취향을 잘 모르는 거 아니야?  

       나 같으면 당신 병원 근처에 있는 스타벅스에 들러서 커피를 사다 주겠다. 

 

 아내: 그 영업 사원 직급은 차장이고 나이는 40 대 중반인 거 같아. 


 나: 그 정도 직급인데, 고객이 뭘 좋아하는지 몰라? 이해가 안가네, 

      친구나 가족한테라면 아무 브랜드나 사 줘도 상관 안 할 텐데,  

      상대가 고객이라면, 

      그것도 젊은 여의사라면 나라면 의사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알아봐서 스타벅스 커피를 대접할 텐데,      

      

 아내: 그러게 말이야, 나도 영업 사원은 아니지만, 의사 취향을 먼저 알아 볼 것 같애,

         그런데 또 다른 제약회사 영업 사원이 있는데, 30대 중반 정도 되는데, 

         그 사람은 스타벅스에서 커피랑 샌드위치를 사 와서 의사 선생님한테 주더라.

         어떻게 두 사람이 그렇게 다른지 이해가 안 돼, 

         나이가 많고 직급이 많고 경험이 있다고 센스가 있는 게 아닌 거 같아.


저는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으로,  영업하는 상대가 의사라면 일부 의사들의 경우 눈 높이가 있기 때문에 상대의 취향을 조사하고 그에 맞는 커피를 접대해야 한다는 생각이 본능적으로 들었습니다. 물론 고객으로서 비싼 것만 바라고 받기만을 원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고객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무언가를 대접해야만 하는 입장이라면 커피 정도는 고객이 원하는 것을 대접하는 것이 영업을 할 때 유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스타벅스 커피를 사서 대접하느냐?  다른 마이너 브랜드의 커피를 사서 고객에게 대접하느냐? 에 따라 사람의 센스 유무를 판단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저도 때로는 업무상 상대와 커피를 마실 때 편의점 커피를 대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편의점 커피를 대접한다고 해서 고객이 싫어하거나 브랜드 커피를 노골적으로 원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대신에 이런 생각은 합니다. 상대에게 커피를 살 때, 상대가 좋아하는 취향이 무엇일까? 


반대로 고객이 메이저 브랜드 커피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면 마이너 브랜드의 커피를 대접하고, 만약 고객이 믹스 커피만 마시면 굳이 마시지도 않는 스타벅스 커피나 고급 브랜드의 원두커피를 대접하지 않아도 됩니다. 본질은 상대가 원하는 것을 알아 가려고 하는 생각, 상대를 기분 좋게 하려는 생각을 하냐? 하지 않느냐?라고 생각합니다


고객뿐만 아니라 사람을 상대하는 일을 할 때 상대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으려면 상대가 뭘 좋아하는지를 생각하면 상대로부터 훨씬 수월하게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몇 년 전, 제가 좋아하는 식당에 아내를 데리고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한 수푼만 뜨고 먹지 않았습니다. 식사가 끝나고 나서 아내와 이야기를 하면서 아내가 좋아하는 타입의 식당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내는 맛도 중요시 여기지만 식당의 위생을 중요시 여기는 타입이라 식당에 들어서서 종업원이 입에 묻은 음식 찌꺼기를 손으로 빼다 그 손으로 식기를 만지는 것을 보고 위생에 실망을 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 이후로 아내와 식당을 갈 때, 제가 좋아하는 곳보다 아내를 생각해서 "종업원이 깔끔하게 차려입은 곳, 가게가 청결한 곳"을 고르게 되었습니다. 


센스는 상대의 호감을 사는데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며, 센스를 기르기 위해서는 항상 생각하고 배우려는 태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생각이 맞다고 생각하고 배우지 않는 사람은 아집과 고집에 갇혀 트렌드에 맞춰 자신의 생각을 변화시킬 수 없게 됩니다. 


저의 선배 중에 일잘러 선배가 있었습니다. S 전자, L 전자에 신제품 영업을 통해서 회사의 매출에 기여를 했던 영업 수완이 뛰어난 선배였습니다. 회사에서 사장, 간부들로 부터 인정을 받는 유능한 선배이 항상 자신의 실적을 은근히 자랑하는 선배였습니다. 그런데 이 선배와 동행해서 고객에게 점심 접대를 하는 자리에 동석을 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선배는 고객과 비싼 식당에서 점심 식사를 하면서 짧은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고객에게 업무와 관련된 정보를 물어보기 시작했습니다. 선배는 점심 식사를 하는 시간이 고객으로부터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했던 거 같습니다. 고객이 원했던 것은 협력 업체의 접대를 통해서 평소에 즐길 수 없었던 비싸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음식을 눈앞에 놔두고 선배가 물어보는 것을 답하고 설명하느라 제대로 음식 맛을 보지도 못하고 음식을 남긴 채 점심을 끝냈습니다. 


선배의 열의는 대단했습니다. 고객에게 접대를 하면서 어떻게든 고객으로부터 유익한 정보를 취득하려는 열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배는 인정받는 영업 사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고객은 선배 앞에서 마치 죄인처럼 취조를 당하느라 점심도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대답하느라 얼마나 진이 빠져 있었는지 옆에서 보기에 물에 빠져 죽는 사람처럼 안타까울 정도였습니다. 


선배는 짧은 시간을 이용해서 원하는 정보를 전부 얻을 수 있었지만 좀 더 다른 방법으로 고객을 상대하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같으면 고객을 접대하더라도 업무 이외의 개인적인 이야기나 고객의 관심사를 이야기하면서 편하게 시간을 가져야 나중에 고객이 부담 없이 영업 사원을 만나 줄 수 있고, 굳이 물어보지 않아도 필요한 정보를 말해 주고 싶은 마음이 자발적으로 든다고 생각합니다. 


영업 사원의 이야기뿐만 아니라 주변에는 제 관점에서 센스가 부족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센스는 사람들을 상대할 때 상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지 없는지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센스를 기르기 위해서는 내가 상대방이 되어 생각해 보는 태도와 관찰하는 태도가 습관화되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관찰하고 자신의 잘못으로 상대의 기분이 상해 있으면 이를 개선하고자 하는 반성적인 태도도 있어야겠죠. 


아내가 약을 갖다 달라고 할 때, 약만 갖다 주고 물은 안 갖다 주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아내가 약을 갖다 달라고 하는 이유는 뭘까? 약을 먹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 약을 먹기 위해서는 물도 함께 갖다 줘야 합니다.


상대를 배려하는 센스를 연습하고 몸에 베개 되면 상대를 기분 좋게 하기도 하며 상대의 기분이 좋아지면 나에게도 득이 되기도 합니다. 


매 달 25일에 아이의 피아노 학원에 학원비를 지불합니다. 계좌 이체를 하면 끝입니다. 그런데 돈을 입금하고 선생님께 문자로 "아이들을 지도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말과 "커피 한 잔"쿠폰을 전달하면,

선생님은 기분이 더 좋아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는 동기가 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 아이에 대해서 좀 더 관심을 가져주지 않을까 하는 이기적인 생각도 있지만요. (물론 이 부분이 뇌물이 된다고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지만 저는 뇌물이라기보다 고마운 마음을 전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


친구한테  10만 원을  빌렸습니다. 일주일이 지나서 친구에게 10만 원을 갚을 때, 원금 10만 원 만 갚는 것이 아니라 친구가 나에게 돈을 빌려준 시간만큼 친구는 돈을 사용하지 못했기 때문에 친구에게 보상을 해주기 위해서 이자와 감사의 마음을 표시해서 5천 원짜리 커피 쿠폰을 같이 전달하면 친구는 즐거워할 것이고, 다음에 돈을 빌려달라고 해도 망설이지 않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내가 상대에게 뭔가를 베풀어서 상대가 그로 인해 기쁨을 느낄 때, 나의 행복감도 갑절이 됩니다.


센스를 기르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하고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면 상대가 기분이 좋을지를 관찰하고 고민해 봐야 합니다. 수학이나 영어처럼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고 생각으로 배워야 하는 부분입니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하고 책을 많이 읽어도 상대를 배려하는 태도, 관찰하는 습관이 부족하면 센스가 없는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공부를 오래 한 사람보다 사회생활을 오래 한 사람보다 상대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는 배려 있는 사람이 더 센스가 있고 사회적으로 성공할 확률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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