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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봄 Sep 22. 2018

함께여도 혼자여도 괜찮은, 일상 만화 <독립생활자들>

함께한 모두와 함께 할 모두에게 

안녕하세요. <독립생활자들>의 이봄입니다! 

오늘은 만화 대신, 단행본 소식을 전하러 왔습니다!


<독립생활자들>  : 독립, 생활 그리고 사람들

이 년 전, 평생 살았던 집에서 나왔습니다. 집을 나왔지만 다시 집으로 들어갑니다. 엄마 집에서 나왔지만, 저는 제가 사는 집으로 들어갑니다. 혈연으로 맺어진 가족이 아닌, 평생 모르고 살았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며,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와 거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때론, 가까울수록 멀어져야 하고 멀어질수록 가까워지는 관계가 있었습니다.  


독립은 과연 홀로서기일까? 스스로 여러 번 질문하게 되었습니다.
독립은 내 생활을 책임지는 것, 일상을 유지하는 것, 스스로를 지키는 것- 누구와 어떻게 지내든, 단순히 혼자 산다는 게 아니라 집에서든 밖에서든 '잘 살아 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나의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손이 필요할까? 얼마나 큰 힘이 드는지 깨닫는 데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옷을 빨고 널고 개어서 넣고, 장을 보고 식사를 준비하고 설거지를 하고, 청소를 하고, 내일을 준비하는 일- 그런 일만으로도 하루는 금방 지나갔습니다. 내 일상을 유지하기 위해 틈틈이 생활을 돌봅니다. 생활한다는 것은 곧 나를 돌보는 일이었습니다. 같이 사는 이와 식사를 하고 일상을 함께 보내는 일은, 서로를 돌보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치솟는 서울의 집값, 월세 부담을 줄이고자 시작한 함께 살이는, 서로를 아끼고 돌보는 관계로 나아갔습니다. 서른 살 가까이 모르고 살았던 타인과 함께하는 일상이, 처음부터 편하고 쉬웠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기쁨과 슬픔 때론 아픔을 함께 하며- 아등바등하더라도 홀로 서야 한다고 굳게 믿었던 ‘독립’을 다시 이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홀로 서는 것, 혼자 싸우는 것이 아니라 그 홀로들과 함께 서는 것이라고. 


생각해보면 저는 항상 누군가와 함께 살아왔습니다. 혈연으로 맺어졌든 아니었든, 저는 그들과 가족이 되어갔습니다. 가까울수록 멀어지고, 멀어질수록 가까워지는 관계와 생활을 지켜보며- 이 이야기를 담아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처음엔 짧은 글과 한 장 짜리 그림으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네 컷 만화의 형식으로 담게 되었습니다.


독립생활자의 독립출판물

독립생활자들은 처음부터 책을 염두한 작업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만화를 그리고 있었지만, 한 권의 책으로 만들기까지 그 과정이 거대하게 느껴졌습니다.


"하나의 작품을 한 번에 완성하는 것보다, 하루에 한 장면씩 완성하는 것이 쉽지 않을까?"

"매일매일 조금씩 작업하면 부담이 줄어들지 않을까?"

"한 장면이더라도, 누군가에게 보여준다 생각하고 작업하면, 완성도가 더 높지 않을까?"


약간의 강제성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 개인 계정에 연재를 시작했습니다. <독립생활자들>은 지난 5월부터 8월까지, 브런치를 비롯한 SNS 계정에 주 3회 연재를 진행했습니다. 이번에 제작하는 단행본에는 기존에 연재했던 네 컷 만화에 번외 편 '수수의 여행'과 '함께 살았던 사람들'에 대한 글과 그림이 추가됩니다.



140페이지 분량, 150*150mm 정사각형의 아담한 사이즈의 책입니다. 현재는 그림을 활용한 엽서, 달력 등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번 독립출판은 크라우드 펀딩으로 진행할 예정이며, 텀블벅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tumblbug.com/2b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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