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 유독 함께 있으면 불편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이유를 정확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몸이 먼저 긴장하는 그런 사람들.
사람들은 저마다의 결핍을 가지고 있다.
나 또한 많은 결핍을 가진 사람이다.
보통의 가정, 평범한 결혼생활등 누구나 하나쯤은 가졌을 법한 것들에 갈증과 결핍이 있다.
어린 시절의 나의 가족은 한 공간에 같이 있으면 숨이 막혀오는 그런 존재였다.
누군가가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을 항상 품고 살았다.
자신의 부모를 증오한다는 것은 나 스스로를 부정하며 증오하며 사는 것과 같았다.
하루빨리 어른이 돼서 내가 꿈꾸던 나만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싶었다.
사라지고 싶었다.
하지만 내가 꿈에 그리던 행복한 가족은 나 혼자 열심히 노력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었다.
그렇게 보란 듯이 실패했고 나는 또다시 혼자가 되었다.
언제나 날이 선 말이 오고 가는 가정만 경험한 탓일까.
잎과 줄기는 물론 보이지 않는 뿌리까지도 병든 식물 같았다.
해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최소한의 에너지로 버텨온 식물.
나의 첫 공동체 생활이 그늘뿐이어서인지 인간관계에 어려움을 느꼈다.
웃는 얼굴로 친절하게 다가오는 사람들은 꿍꿍이가 있을 것 같았고,
평생 맑은 공기만 맡고 살아온 것 같은 사람들의 말이 듣기 싫었다.
어느 순간에는 나만 이 결핍 속에서 자라온 사람같이 느껴졌다.
세상 사람 모두가 내가 감히 가질 수 없었던 것들을 가지고 태어난 사람들 같았다.
나의 결핍 속에 갇혀 타인을 헤아릴 수 없게 되었고, 사람들을 밀어냈다.
그 사실을 인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누군가에게나 기억하기 싫은 시간들이 있었다는 걸.
사람이든 동물이든 환경이 따라 인생이 달라진다.
좋은 보호자를 만난 강아지의 삶과 나쁜 주인을 만난 강아지의 삶은 너무나도 다르다.
보호자와 함께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뛰어노는 강아지와 태어나 줄곧 짧은 줄에 묶여서 사는
강아지는 같은 종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모든 게 다 다르다.
하지만 강아지에게는 죄가 없다. 운이 나빴을 뿐.
되돌리고 싶지 않은 시간 속에 홀로 싸우고 있는 사람들에게.
절대 당신 탓이 아니에요. 그냥 운이 나빴던 거예요.
언젠가 조그마한 빛이라도 보일 날이 올 거예요.
그럼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주저 없이 그 빛을 따라 걸어갑시다.
걷다 보면
우리에게도
따뜻한 봄날이 올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