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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수난 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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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던컨 Nov 11. 2021

댁에 불이 난 것 같습니다.

현관에서 바라본 모습이다. 내 집인데 선뜻 들어서기가 망설여졌다.


"여보세요? OO동 OO호 입주민이신가요?"


점심시간 회사 근처 헬스장에서 옷을 갈아입고 런닝머신에 올라설 때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아파트 관리사무소 직원이라고 자신을 밝 우리집에서 연기가 다는 이상한 말을 하고는 좀  확인하고 다시 연락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연기라고?'

아마 집사람이 곰탕을 끓이려고 가스렌지 불을 켠 채 나가서 국물이 졸아들고 솥이 타는게 아닌가 싶 칠칠맞지 못한 집사람을 탓했다.

런닝머신 속도를 올리려는데 다시 걸려온 전화의 그 직원은 다급한 목소리로 우리집에 불이 났고 빨리 와보셔야겠다고 한다.

 

'솥 좀 탄 거 가지고 호들갑은 진짜!' 하며

집사람에게 전화를 해보니 계속 통화 중이었다.

서로 전화가 엇갈려서 서너번만에 연결이 되었다.  

집에 불이 났다는데 무슨 소리냐고 하니 자기도 전화를 받고 집으로 가는 중이고 소방차들이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고 있다는 얘기에  생각보다 할 것 같아 옷을 갈아 입고 택시를 탔다.

 

집으로 가는 길에 집사람과 상황을 확인하는데

왜 어떻게 얼마나 불이 났고 지금은 어떤지 물음에 속시원한 대답 없이 담담한 목소리로 불은 껐고 생각보다 불이 컸으니 마음 준비를 단단히 하고 오라는 비장한 통화쳤다.

 

애들은 등교하고 집사람은 외출해 별일 없을테고

 타서 부엌 다용도실이 조금 그을렸겠지

1층이라 밖에서 소화기 분무 정도만 했겠지

그 정도 불로는 이웃집으로 번지지 않았을거야 하는 긍정회로를 돌리며 아파트 단지로 들어섰다.  

 

매캐한 냄새가 나는 아파트 입구에는 집사람과 동네 사람들이 모여서 우리집을 바라보고 있었고 그들의 눈길을 따라가본 우리집은 처참했다


다 깨진 유리창 안으로 이는 컴컴한 실내 그을음으로 뒤덮여 더욱 시커멓게 보였고  바닥은 불끄고 남은 소화수로 검은색 물바다였다.

집에서 4~5미터 거리데도 화재 열기 느졌고 유독가스는 주변에 낮게 깔려서 계속 기침을 일어나게 했다.

 

긍정회로와 전혀 다른 광경에 충격을 받고 좀 더 가까이에서 살펴보려 현관에서 집 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소방관들은 내가 누군지 묻고는 애타겠지만 아직 진화가 안 끝났고 현장감식 필요하니 밖에서 대기하란 말에 밖으로 돌아나오는데 집사람과 황망한 눈맞춤을 했다.   


2화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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