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쫌생일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던컨 Sep 29. 2022

배우자 보기를 반려동물 같이 하라


임원과 식사 후 티타임이 있었다.

보통은 자기 자랑으로 일관하기 마련인데

그날은 희한한 소리를 해서

두 눈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게 되었다.


이야기​ 주제는 배우자와 갈등 해소에 대한 본인만의 노하우였는데

그냥 배우자를 반려동물이라고 생각하면 된다는 것이다.


주말 새벽부터 나가서 골프 치고 한 잔 걸친 다음 점심 느지막이 돌아오면 보통 타박 듣기 마련인데 자기는 오자마자 배우자와 바로 나가서

공원 산책도 시켜주고 맛있는 저녁도 먹이면 아무 잔소리가 없단다.

@@


그리고 만약 배우자가 잔소리를 하면 말대답하지 말고 그냥 들으라고 한다.

원래 반려동물의 말인지라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듣는 게 당연한 거니  듣고 흘리라고 한다.

그리고 말 끝나면


"그래 고생이 많았겠다."

"그래 참 잘했네"

"그래 잘 어울린다."

이 한마디면 된다고 한다.


얼마 전 브랜든 작가님의 글에서 이혼 직전의 50대 부부가 갈등을 상담해주던 목사님의 권유로 말대답 없이 30분간 아내의 이야기를 듣는 남편의 사례를 읽을 수 있었다.


목사님은 얘기 중간중간 말대답 하려는 남편을 말려가며 30분간 아내의 이야기를 듣게 했고

정말 효과가 있었는지 아내의 마음은 가라앉 결국 이혼을 안 하게 되었다는 거짓말 같은 이야기였는데 원의 노하우도 목사님의 솔루션과 같은 맥락인가 싶었다.


짜증이 나서 욱하는 마음에 듣기 싫고 후벼 파는 소리로 대거리를 주고받는 것은 파국으로 가는 길이고 또 그 길에서 다시 화해로 돌아오기가 얼마나 힘이 드는지 알면서도 늘 파국과 화해의 길목에서 서성이는 것 같았다.


자주 찾 경희궁의 고양이라고 생각하고

배고프지? 춥겠구나? 하는 마음으로 대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이런 파이어를 원한 건 아니었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