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효.과

- 워킹맘 강사 이야기 3

by 꿈데이즈


어느날 "따르릉" 핸드폰 벨이 울렸다.

내가 운영하고 있는 배움방의 지역 맘카페 운영진으로부터 연락이 왔다.


“안녕하세요. 맘카페 운영진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OOO 교육기관에서 급하게 리본공예 강사를 알아봐 달라고 하셔서요. 혹시 재능기부로 수업을 진행하실 수 있는지 해서요."


"아, 정말요? 네, 물론이죠.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을 했다. 운영진으로부터 재능기부 수업문의가 들어온 것이다. 아마 재능기부라 강사료는 아주 작던지, 아님 없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곳의 강의 경력을 키워보고 싶어,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흔쾌히 승낙했다. 그리고 간단히 이력서를 작성해서 말씀 주신 교육기관으로 부랴부랴 갔다.


"안녕하세요.^^ 리본공예 강사 OOO라고 합니다."


"네,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여기 앉으세요."


친절하게 담당자 대리님께서 자리로 응대해주셨다.


그런데 별 큰 기대없이 가볍게 찾아간 그곳에서 나는 새로운 말을 전해 들었다. 담당 대리님은 재능기부 강사가 아니라 정말 정식 강사인 문화프로그램 강사를 모집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게 강사로 수업을 진행해 줄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이게 꿈인가? 이제 내가 공공 교육기관에서 수업을 진행할 수 있다니 말이다.정말 감사하게도 이렇게 수업을 시작하게 된 그 교육 기관은, 현재까지도 8년째 내가 수업을 진행해오고 있는 곳이다. 더군다나 처음엔 한 개의 프로그램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세 개의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그뿐 아니라, 그동안 여러 다양한 특강 수업을 참 많이도 담당하도록 믿고 맡겨주셨다. 물론 내가 이분들과 마음으로 소통하며, 즐겁게 온 정성을 기울인 것도 있다. 이제 이곳은 내 직장이기 전에, 가족이 있는 집과 같은 곳이다. 처음의 그 미약하고 보잘것 없어 보였던 작은 인연은 이젠 내게 가장 고맙고 감사한 인연이 되었다. 그러고 보면 그때의 내가 그것이 기회인줄도 모르고, 그저 눈앞의 이익으로 흘려보냈다면 얼마나 아쉬웠겠는가. 그저 주어진 일에도 감사하며 묵묵히 받아들였던 나의 행동의 결과였다.


얼마나 귀한 기회였던가.


인생의 기회는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른다. 그리고 그 기회란 녀석은 내가 만들어놓지 않은 곳에서는 열리지 않는다. 늘 내가 있는 지금 여기로부터 나오기에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지금 이곳을 잘 만들어 놓자. 그러다 보면, 어느날 정말 내가 원하는 좋은 기회의 끈이 맺어진다. 그러니 먼 곳에 눈을 돌리지 마라. 모든 기회는 지금 당신이 있는 그곳으로부터 나온다. 늘 지금 현재에 감사하고, 정성으로 대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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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지난번 내게 수업 들었던 한 회원님으로부터 또 전화연락이 왔다. 그 분은 중학교 선생님이셨는데, 내게 리본수업을 한달 받았었다. 그때는 그분이 선생님이신지는 몰랐다. 늘 예쁜 아가를 업고 우리집에 리본을 배우러 오셨었다. 난 그 분의 아기가 너무 예뻐서, 늘 아기를 돌봐주면서 그 분에게 리본을 가르쳐 드렸었다. 나중에 그 분이 관두실 때쯤 그러셨다. 본인이 선생님 일을 하는데, 아이를 키우느라 잠깐 육아휴직을 내고 쉬고 있다고 말이다. 그런데 그 후 오랜만에 그분으로부터 연락이 온 것이다. 남편이 초등학교 선생님인데, 맡은 반을 위해 여름 특강 계절 수업을 맡아 줄 수 있느냐고 물으셨다.


“네, 선생님 너무 좋지요. 감사합니다.”


그렇게 또 새로운 인연으로 만난 분과 연계된 곳에서 학부모님들과 아이들이 함께하는 여름 특강 수업을 시작했다. 이제 학교 기관 강사로 새로운 경력을 쓰게 된 것이었다. 게다가 이 선생님께서 다시 중학교로 복직하시고서는 본인이 다니는 학교의 강사로도 부탁을 하셔서, 중학교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인연이란, 이렇게 알 수 없는 것. 늘 고마운 인연에 참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수많은 사람으로 맺어진 소통과 인연의 기회는 그렇게 끝이 나지 않았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여도 수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게 해주었던 작은 배움방 수업이, 하나의 경력으로 자리매김했고 그렇게 아주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


또 얼마 후, 다른 지인의 제안으로 한살림재단의 재능기부로 시작했던 프로그램 연계 수업을 맡게 되었고, 그런 경력이 쌓여 지역 평생학습센터의 리본공예 강사로도 수업을 진행했다. 그리고 학교와 연계되어 방과 후 공예 수업도 맡게 되었다.


그저 내 아이의 리본을 만드는 것이 너무 좋아서 시작한 일이었는데, 지역 엄마들과의 소통으로 새로운 기회를 얻게 되었고, 내 부족한 자질을 좀 더 채우고자 리본공예자격증을 다시 취득하게 되었으며, 그 이후로는 날개를 단 듯 여기저기 새로운 경력을 세우며 초보자의 딱지를 떼기 시작했다. 물론 맨 처음 그날의 기억처럼 리본이 너무 좋아서 만들기 시작한 만큼 재밌지만은 않았을 때도 있었다. 왜냐하면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내 아이를 위해서 만드는 일처럼 달콤하고 재밌는 즐거움만 있는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그렇게 막연히 상상했던 큰 강단에 서서 수업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참으로 놀랍고,감사했다.



나비효과! 작은 날갯짓이 큰 파동을 일으킨다


정말 그랬다. 나에게 리본 배움은 나비 효과를 가져다 주었다. 그저 재미로 시작했던 취미가 그렇게 새로운 기회가 되었고, 직업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인생의 매순간 늘 준비하고 살다 보면 좋은 기회의 순간이 올 때가 있다. 위기의 순간이 기회의 순간이 될 수도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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