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1등이래

- 워킹맘 강사의 아이이야기 5

by 꿈데이즈




아이가 중학교 2학년이 되고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학교는 처음 겪어 보는 원격수업이 이뤄졌다. 다행히도 중학교 1학년은 좋은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많이 쌓아 올리며, 행복한 중학교의 한 페이지를 잘 그려놨으니 그나마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중학교 2학년부터는 정말로 시험을 치르면서 내신준비를 해야 한다. 내가 아이를 낳기 전부터 낳고서까지 근 7~8년을 입시학원에서 투쟁하며 힘겹게 쌓아 올린 것도 바로 이 시험 때문이었다. 어쩔 수 없이 시험의 결과로 아이들의 미래가 달라지는 우리나라의 교육 여건상 시험은 피할 수 없는 상대다. 지도했던 수많은 학생의 모습들 속에서 나는 중학교 내신은 공부 대비를 하면 어느 정도 상승곡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안다. 하지만 고등학교 내신은 글쎄다. 적어도 중학교 내신결과에서 최소 상위 10% 안에는 들어야 고등학교 내신에서도 어느 정도 승산이 있다. 정확한 수치는 아니다. 다만 내가 그동안 지도했던 아이들의 성적을 보면 대체적인 확률상 통계치가 이렇게 그려졌다.


사실 중학교 내신이 아름답게 짜였어도, 고등학교를 어느 곳에 선택했는지, 그리고 어느 분야에 진학할 것인지, 또 학교 성적 대비를 잘 했는지에 따라, 그 결과는 정말 알 수 없다. 여튼 학습 쪽으로 나아가기 위해선, 중학교 내신에서 최소 상위 10% 정도는 들어주어야 뭔가 답이 나올 거라고 나름 정해둔 것이 있었기에, 내 아이에게도 그 부분을 일러주었다.


“OO이가 학습 쪽으로 욕심이 있다면, 중학교 상위 10%에는 들어야 고등학교 가서도 잘 따라갈 수 있을 거야.”

딸아이가 다니는 중학교는 전체 180명 정도이니 최소 18등에는 들어야 할 것이다. 사실 말이 상위 10%이지, 200명도 안 되는 인원이라면 상위 10명 안에는 들어야 할 것이지만 말이다.

아이가 공부하는 데 어느 정도의 목표치는 있어야 할 것 같아 그리 설명은 해주었다. 아이는 난생처음 보는 내신시험대비가 많이 긴장되었나 보다. 예전 같았으면 1학년 때부터 치르는 시험을, 이제는 2, 3학년의 시험 4번으로 내신성적을 어느 정도 만들어야 하니, 한 번의 시험이 꽤 큰 부담이 되긴 했다. 또한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해도, 시험 문제 푸는 요령과 전략이 없으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 아이에게 시험대비 자기 주도학습을 설명해주고, 같이 처음 내신대비를 해보았다. 아이는 낯선 이 계획들이 어려워 자주 물어보았다.


“시험대비 4주 전략을 대강 짜놓고, 2주간은 우선 주요과목으로 공부하면서 시험 대비하자, 물론 중간중간에 수행평가 및 여러 시험이 있으니 계획에 차질이 생길 것을 고려해서 좀 더 여유 있게 계획을 짜야겠지? 나머지 2주간은 이제 암기과목도 공부해야 해. 암기과목은 미리부터 준비한다고 해도 까먹기 마련이니 시험 전 2주 전부터 계획을 짜서 들어가면 된단다.”

하며 딸아이를 위한 시험대비 전략 4주 플래너를 만들어 출력해주고, 한칸 한칸씩 어떻게 공부하는 게 좋을지 대강 설명해주었다. 아이는 잘 모르는 부분은 같이 나와 이야기하며 자신만의 계획을 짜보고, 또 계획이 차질이 나면 다시 보완해가면서 시험대비플래너를 수정해나갔다.


그렇게 치른 첫 번째 아이의 시험은 그래도 대략 성공이다. 반에서 2등을 했다. 1등 하는 아이는 전교 1등을 하는 친구인데 전체에서 한 문제를 틀렸다고 한다. 그 친구는 K-POP 큰 회사소속의 연습생이었는데 초등학교 때 무릎 인대가 파열되어서, 학습 쪽으로 전향했다고 한다. 엄청나게 무시무시한 연습을 하던 학생이니 학습 쪽에서도 그 노력이 정말 대단했다고 한다. 학원을 다니지 않고도 지독한 공부로 그렇게 전교 1등을 졸업할 때까지 유지했으니 말이다. 딸아이는 그 친구를 보며, 좋은 장점을 많이 배웠다고 한다.

“엄마, 학원이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이 공부하려는 의지가 중요한 것 같아.” 그 친구를 보며 딸아이가 느낀 바가 많았나 보다.





2학기 시험대비 때는 아이가 이미 한번의 시험대비 시행착오를 겪어봤기 때문에, 조금씩 스스로 할 수 있게 했다. 잘 모르는 부분만 짚어주었다. 그런데 아이가 1등 하는 아이의 경쟁심 때문인지 때로 스스로 자학하는 모습이 보였다. 공부하다가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 나오거나, 결과가 안 나오는 부분이 나오면 자신의 머리를 때리며 울기도 하는 것이었다.


“OO아, 그렇게 맞고 싶으면 엄마가 때려줄게. 하지만 스스로 가장 존중받아야 할 자신을 괴롭히지는 말아라. 공부 스트레스를 그토록 받으며 공부할 필요는 없지 않을까?”


아이가 올라가고 싶은 목표는 충분히 알겠지만, 자신을 못살게 굴면서 공부하는 모습이 꽤 걱정되어 충격을 받았다. 다행히도 아이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인정하며, 좀 더 자신을 존중하기로 약속했다.

아이는 그렇게 뭔가를 하고 싶었던 걸까? 나는 아이에게 공부가 꼭 세상의 전부는 아니라고 얘기해주었건만, 아이는 공부를 그렇게 파고들었다. 2학기 기말은 1학기 등수와 같았지만 1학기 내신보다 평균은 올라갔다.

3학년 때부터는 이제 아이는 스스로 목표치를 정하고,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척척 해나갔다. 그래도 마음의 안정을 주기 위해 한 번씩은 아이에게 잘 하고 있는지 체크를 해주고, 코칭을 해주었다. 3학년 때 등수는 반 1등으로, 평균은 더 올라갔다. 아이는 시험결과치에서 스스로 작은 성취들을 점점 맛보았다. 쉽지 않은 1등. 물론 반에서이지만 아이는 왠지 더 으쓱했고, 다른 친구들 사이에서도 인정받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중학교 2, 3학년은 그렇게 코로나로 많은 친구를 만나지 못하니, 집에서 스스로 더 공부시간을 늘리며 자기 주도로 공부를 많이 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 때문에 더 학습량을 늘리고, 더 많이 본인이 하고자 하는 학습에 집중을 많이 했다.


코로나가 가지고 온 여파는 아이들의 학습 편차를 더 크게 가져왔다, 다행히 내 딸에게는 더 큰 장점을 주어, 자기주도학습의 효과가 매우 컸지만, 관리가 안 되는 아이들에게는 악영향을 가져왔으니 말이다.


그렇게 아이는 중학교를 졸업했다. 전교 몇 등인지는 확실히 알 수 없었지만, 전교 5등 안까지 성적우수상을 주는 상장을 받은 걸 보니, 정말 상위권의 성적으로 잘 마친 게 분명했다.

“엄마, 나 성적 우수 표창장 받았어.” 코로나로 원격 졸업식이 펼쳐져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아이의 졸업사진을 찍기 위해 야외 방문한 학교 입구에서 아이가 반갑게 외친다.

“축하해, 우리 딸.” 정말 장하다. 너의 졸업을 축하해.“

코로나로 학교생활은 많이 아쉬웠지만, 처음 ‘시험’이라는 관문 앞에서 당당하게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을 선택해 열심히 나아간 이 아이의 행보가 참으로 대견했다.


DSC00157.JPG 엄마와 딸


이제 고등학교 입학……. 딸아이의 고등학교 입학을 위해 함께 가볼 만한 고등학교 입학설명회를 참 많이도 다녔다. 아이와 좀 더 잘 좋은 선택을 하고 싶어, 그렇게 딸과 관심 있는 고등학교에 다니며 1:1 상담도 많이 받았다. 그러고는 지금 다니고 있는 고등학교를 선택했다.


지금 딸아이가 다니고 있는 학교는 작은 학교이지만, 아이들의 개별적인 세부 특기 사항을 잘 써주고 관리해주는 학교이다. 최근 3년 입시 결과가 참 좋기도 했고 말이다. 더더욱 마음을 열게 된 것은 지인들의 실제 학교 생활담이었다. 아이의 고등학교 입학이 걱정되어, 바빠서 그동안 잘 연락하지 못했던 지인들께 관련 고등학교 생활과 수업에 관련해 조언을 많이 구했다. 그렇게 선택한 고등학교. 현재까지는 참 만족스럽게 아이가 다니고 있다.


아이의 고등학교 입학 날!

코로나로 온라인 유튜브 생중계로 이뤄졌다. 사실 수업 일 때문에 입학식을 보지도 못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했던 아이의 입학식 수상.

아이가 1등 입학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신입생 대표로 수상을 했고, 선언문을 발표했단다.

게다가 1등 입학금 300만 원까지 받게 되었다.

정말 예상치 못했다. 아이는 바쁜 나를 위해 카톡으로 문자를 전했다.


엄마, 나 1등이래.


하면서 입학금과 상장을 보내왔다.

깜짝 놀랐다. 아마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더 감동이었을까.

아이가 너무 대견했고, 기특했다.


중학교 시험 내내, 자신의 목표치를 정해 조금씩 가고자 하는 길을 묵묵히 갔던 딸아이. 그렇게 성장해간 딸아이. 내 딸이지만 참 멋지구나.
뭔가를 열심히 하고자 해서 더 예쁘다.
네가 원하는 그 목표를 향해 열심히 가는 딸. 축하하고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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