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삶을 바꾼 터닝포인트

내 삶을 바꾼 단짝을 선택했다.

by 마음혁명가

내 삶을 바꾼 단짝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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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쁜 농사철 끝자락 밤이면 인사불성(人事不省) 되신 아버지의 고함에 온 동네가 시끌벅적했다.

아버지의 반복되는 언행에도 어머니는 동네가 시끄러워진다며 늘 속상함을 혼잣말로 중얼거리셨다.

아버지는 수술을 여러 차례 하셨지만 금주를 한다는 건 상상할 수 없었다.

아버지가 술을 드시고 집으로 오신 날 나는 작은방에서 귀를 막고 자는 척했다.

아버지의 고함도 무서웠지만 캄캄한 밤에 술을 사러 가는 것은 더 무서웠다.

손전등을 들고 구불구불 논두렁을 지나 한참을 가야 했다.

노래도 흥얼거려보고 큰 소리로 혼자 중얼거려 보아도 무서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세찬 겨울바람 소리는 귀신이 따라오는 듯 온몸을 오싹하게 만들었다.

무사히 집에 돌아오면 눈물이 핑 돌았다.


지금은 아버지의 그때 상황을 들어 이해하지만 어린 나는 아버지가 너무 야속했다.

부엌 한편에 쪼그리고 앉아 계시는 슬픈 어머니의 뒷모습을 볼 때면 결혼에 대해 생각을 할 수 없었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다정다감한 남편과 아버지의 모습은 나와는 상관없는 상상 속 가정이었다.

나의 아버지는 바꿀 수 없었다.


어느 날 큰 언니가 형부를 데려왔다.

너무나 부드러운 말투와 따뜻한 눈빛으로 언니를 바라봤다.

형부가 신혼집에서 엎드려 방을 열심히 닦으며 집안일을 돕는 모습을 보았다.

아버지에게서 보지 못한 가정적인 남편 모습이었다.


‘아, 이런 남편도 있구나!’


새로운 가정의 모습을 보았다.

둘째 언니가 형부를 데려왔다.

키도 크고 잘 생기고 아주 잘 웃었다.


‘아 이런 남편도 있구나.’


또 다른 가정의 모습을 보았다.


셋째 언니가 형부를 데려왔다.

언니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고 다정다감한 말투로 언니를 웃게 만들었다.


‘아, 이런 남편도 있구나.’


언니와 형부들로 인해 상상이 아닌 현실에서도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보았다.

그리고 언니들의 결혼 생활을 보며 내가 원하는 가정의 모습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게 되었다.

서로 이해해 주고 마음을 함께 나누며 따뜻하고 행복한 가정을 만들고 싶었다.

어느 순간부터 형부들의 모습이 나의 이상적인 남편감으로 자리를 잡았다.


2000년 인터넷을 접하면서 동창생을 찾아주는 아이러브스쿨에 가입했다.

외로운 서울 생활 동창하고라도 연락하고 지내면 조금은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이트에는 유일하게 동창생 한 명의 연락처가 적혀 있었다. 반가운 마음에 내가 먼저 연락을 했다.

그리고 드디어 국세청 앞에서 동창을 만났다.

중학교 졸업 후 처음 만났지만 서로를 알아봤다. 그동안 살아온 서로의 이야기에 푹 빠졌다.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너무 많았다. 첫 만남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헤어진 후 전화로 또 이야기를 이어갔다. 만나면 만날수록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행복감이 퐁퐁 쏟았다.

무엇보다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눈빛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동창을 만나기 전에는 내 이야기에 공감해 주고 이해해 주는 사람이 없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힘든 일이 있어도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살았다.

하지만 동창을 만난 이후 내 삶에 행복한 변화가 시작되었다.

부모님께 듣지 못했던 칭찬을 내게 해주었다.

‘하고 싶다’라고 말하면 ‘한 번 해봐’라고 지지해 주었다.

언제나 칭찬과 격려, 응원을 동창은 해주었다.

나의 자존감은 점점 올라갔고, 심리적 안정감과 행복감은 높아졌다.

결혼이 가져다준 새로운 나의 삶이었다.

하고 싶은 일도 많아졌다.

결혼으로 인해 나는 든든한 조력자가 생겼으며, 나의 매력과 성품을 가장 잘 아는 코디네이터와 매니저가 생겼다.

내가 원하는 것은 언제나 ‘OK’를 외쳐주는 단짝이 생겼다.

이렇게 결혼은 내 인생의 가장 소중하고 행복한 터닝포인트가 되었다.


부모는 내가 선택해서 태어날 수 없다. 하지만 단짝은 내가 선택할 수 있다.

결혼은 내 삶의 결과가 아니다. 내가 선택한 삶의 과정이다.

행복한 가정을 위해 한 사람의 희생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자신이 희생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사람은 어느 순간 번아웃(burnout)이 올 수 있다.

결혼은 혼자가 아니라 함께 같은 마음으로 노력해야 한다.

그래야 내 삶과 단짝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는 또 다른 행복의 터닝포인트가 될 수 있다.

인생의 행복한 터닝포인트는 모두 나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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