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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뚜리 Feb 17. 2024

작년의 내가 되었다.

발목은 과연 안전할까?

초등학교가 벌써 개학한걸까?

아이들의 목소리가 어디선가 들린다.

운동을 하는건지 목이 아파라 소리 지르는 것을 듣고, 난 웃으며 혼자 말했다.


"아침부터 저래 소리 지르니 지치겠다."


옆에 있던 도우미 샘은 내게 말했다.


"그러니까 애들이지 뭐."


른 때보다  복지관 차가 늦게온다 싶을때, 도우미 샘이 물어보신다.


"이 아저씨가 왜 안 와? 오늘 합창 가는것 맞죠?"

"네..."


차가 도착했다.

오늘은 못보던 시각장애인 남자 분도 오신 건지 낯선 목소리가 들린다.

오늘은 본관이 아닌 별관에서 한달동안 합창 수업을 하는가 보다.

봄밤,봉선화,목장의 노래 그동안 배운걸 차례부르고 있었다.

오늘 처음 배우는 곡은 가곡중 언덕에서 였는데 모두 가사가 너무 이쁘다.

개인적으로 '목장의 노래'가 밝고 경쾌해 제일 좋아한다.

합창은 끝나고 난 화장실에 가고싶어 도우미 샘에게 도움을 청하자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으니 그냥 잠깐 장보자고 했다.

결국 복지관과 가까운 벨몽드에서 반찬을 샀다.


고무장갑도 사고, 선생님이 필요한 것도 개인적으로 사셨다.

그걸 터덜터덜 들고와서 복지관 차를 타고 집에 왔다.

그제서야 난 급했던 일을 볼수 있었다.

안도의 한숨이 나도 모르게 새어 나온건데 왜 그런지 샘은 짜증을 낸다.

아~이유가 있었나 보다.

먼저번에 장 보았던 도라지 반찬을 하나도 먹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가 좋지 못해 못먹었다는 사실을 말하자 샘은 음식 쓰레기로 바로 버리시는듯 싶었다.

난 그런가 보다 싶었는데

한마디 하신다.


"우리집도 반찬 사먹어요. 아니 요즘 사람들 다 사먹어요 일하니까 반찬할세는 없으니까"


그러게 난 아무말 안했는데 괜히 혼자 찔려

북치고 장구치시니 내가 무슨 말을 해야할지 그냥 웃었다.

먼저 도움이 샘도 지금 도우미 샘도

장애인 교육은 전혀 없는 상태서 일을 하다보니

쉽게 오해가 불거지는 기분이 왠지 좀 많이 아쉽다.

점심을 먹고 차를 마시며 다시 이야기 나누고 싶었는데 안되네...

명절 후유증인 건가, 시어머니는 순해도

5명의 시누 지는 않을거야 시누도 시누 나름 이지만 말이지.


다음날 아침.

샘과 함께 교회에 가는 날 이었다.

다른 때는 늘 샘 차로 같이 교회를 다니던 길을 오늘은 걸어가자고 했다.

날씨도 춥지 않고 오랜만에 운동도 할겸 괜찮을거야 생각하고 쉽게 승낙했다.

그러나 문제는 달랐다.

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망가진 문고리를 사오면서

다 와가는데 그만 난 넘어 진 거였다.

발목을 삔 같고 너무 아팠지만

샘은 괜찮다고, 흔적이 없고 붓지도 않았다고 하셨다.

결국 샘은 점심을 먹으라고 했지만 발이 말을 듣지 않았다.

화장실을 기어서 가자  각성을 이해했는지 병원 가야겠다고 하셨다.

근데 곧 샘은 퇴근해야 하는 시간이고

지금은 점심 시간이니 주은이랑 꼭 다녀오라 하셨다.

나는 정신이 없어 대꾸조차 하질 못했다.

나는 아이에게 조심히 카톡을 보냈다.

주은이는 바로 전화를 했고 병원에 가자고 했다.

그제서야 샘도 병원 데려다 줄테니 주은이랑 다녀오라고 하셨다.

병원도 너무 멀리 다니지 말고 집 근처 하나병원 거기도 괜찮다며

정형외과로 올라갈 때 엘레베이터가 아닌 계단으로 낑낑대며 가게 했다.


드디어 주은이 가 왔다.

샘은 등을 보이며 가셨다.

진료 환자가 10명 이정도면 1시간은 족히 넋놓고 기다려야 될거다.

그래서 사고 나서 처음으로 갔던 병원 '그랜드연합의원'으로 갔다.

결과는 인대가 많이 상된 모양이었다.

그래서 내가 물리치료 받는 그 사이에

주은이는 휠체어를 보건소에서 빌려왔고

그 다음 부터는 편하게 진료받을수 있었다.

침도 맞고 보호대를 해야했다.

점심은 못먹었는데 배고픔보다 주은이랑 같이라서

안도감이 느껴졌고 또 편하게 진료를 마쳤다. 우린 지하상가에서 대추차를 마셨다.

저녁도 오무라이스를 먹고 집에 왔다.

아직 아픈건 똑같지만 왠지 조심조심 걸으면

혼자서도 걸을 수 있을것 같아 그냥 행복하다.

다음엔 발목 보호대를 늘 하고 다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어이없다.

년 여름에 크게 다치고 다시 또 이렇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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