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처음 가본 학교

안 보이지만 실습에 도전한다

by 미뚜리

시각장애인 중에 대학교를 들어갔을 때

적응을 잘 못해서 중간에 포기하는 친구들이 많다.

그것이 가장 안타깝기도 하다.

그걸 알기에 나는 선택했다.

온라인 학교로.

그런데 또 다른 벽이 있었다.

그건 바로 실습이었다.

실질적으로 장애인을 실습생으로 받아주는 곳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선택을 하기보다는

받아주는 곳을 찾아가야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래서 더 망설이다가 결국

졸업 학기가 되기까지 하질 못하고 있을 때

주은이가 말했다.


"엄마 실습하자"

"내가 어떻게 하니?

물론 자격증을 받고 싶기는 하지만

어디서 받아줄 거며 내가 나이도 있는데

어떻게 하니"

"4년씩이나 공부했는데 포기한다고?

자격증 없이 너무 아깝잖아"

"그건 그렇지"

"일단 오티부터 가자"


안 그래도 학교가 너무나 궁금했는데.

그렇지만 갈 수 없었는데.

이것이 기회가 된 걸까?

궁금하긴 하다, 학교가 말이지.


드디어 OT 날짜가 잡혔다.

4월 26일, 주말인 토요일이었다.

부담 없이 다녀올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바로 다음 날인 일요일이

아빠의 생신잔치였다.

너무 많이 피곤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긴 하면서도 주은이와 난 함께 서울을 갔다.

용산역에서 내려서 바로 택시를 탔다.


"세종대학교로 가주세요."

"네"


기사님은 우리 모녀를 보고 궁금해하셨다.

학교에 왜 가는지를.

그러자 옆에서 주은이가 대답했다.

엄마가 다니는 학교인데 강의 들으러 간다고.

그러자 기사님도 자신의 이야기를 늘어놓으면서

낯익은 교수님 이야기를 하시지 않는가

그러게 세상이 참 좁고 좁은 것 같아.

이 넓은 땅에서 이렇게 인연이 되는구나 싶었다.

학교에 도착하자

전철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걸 가르쳐 주시기도 했다.

우리 모녀는 강의실에 들어갔다.

목소리가 들린다.

영상강의에서 늘 듣던 그 목소리 말이지.

실제로 듣게 되니 감회가 새로워진다.

Ot는 실습 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해 주셨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훌쩍 두 시간이 흘러버리고 말았다.

오티가 끝나고 나와서는 학교 근처에 무엇이 있는지

주은이는 열심히 설명해 주었고

사진도 찍어 주었다.

전철을 타고 상봉역 가서

저녁으로 돼지고기 김치찌개를 맛있게 먹었다.

시간이 여유로우면 서울 구경도 한 다음에

집에 가려고 해 했는데 너무 늦었다.

그래서 덜커덩 거리는 경춘선을 타고

우리는 힘들게 춘천에 왔다.

그래도 너무나 보람되었다.

이제 시작이고 아직 실습도 하지 않았는데

이미 다 해낸 기분이랄까.

그만큼 힘들지만 너무나 뿌듯한 하루였기 때문이다.

집에 도착했을 때 주은이는 실습을 하는 가운데

어떻게 해야 되는 것이고

하루 일지를 매일매일 일기처럼 써야 한다고

가르쳐 주기도 했다.

주은이가 저녁 알바 가 있는 동안

내가 열심히 일지를 써 놓으면

한글 파일로 만들어 주겠다고 한다.

기다려진다, 어떻게 할지.

나도 할 수 있는 게 너무나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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