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만나기까지

by 미뚜리

나의 글쓰기는 아마도 일기서부터 시작되지 않았을까? 소심한 나는 어릴 때부터

목적 없이 글을 쓰는 버릇이 있었다.

그냥 소소한 일상생활이

작은 고백이 되고 푸념이 되고

속상함이 되었던 나의 일부가

그렇게 글이 되었다.


국민학교 땐 방학 기간이면

일기 쓰는 숙제가 늘 있었다.

나는 하루도 건너지 않고 쓰다 보니

날씨와 친구들과 어떻게 보냈는지

고스란히 써져 있었다.

그때 개학하기 일주일 전부터

발을 동동 구르며 내게

일기를 보여주기를 원했던 친구가

아직도 기억난다.

내게 찾아와 사정하는 그 친구의 눈물을

난 냉정하게 거절할 수 없었다.


성인이 되어서 휴대폰과

컴퓨터를 이용할 줄 알게 되었고

또 글을 쓰기 시작한 일기에는

내 소소함이 가득 담겨있었다.

뿐만 아니라 성인이 되어 결혼하고

육아일기처럼 아이와 겪은

소소함을 적기 시작했던 것도 문득 기억난다.

첫 걸음마,

그리고 엄마라고 했던 첫날,

그리고 어느 날은

아이가 이쁜 인형을 사달라며

떼 쓰며 바닥에 누워 버린 게

무척 속상했었을까?

그날은 푸념으로 나의 억울함을 담아냈다.


그리고 결혼 생활이 변하면서

또 특수 학교를 다시 들어가게 되면서

나는 나만의 상상 속을

시로 표현하는 글도 썼다.

그것이 시인지도 몰랐고

전문 지식 또한 없는 상태에서

그냥 느끼는 마음을 적어보던 그때


5년 정도 되었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주위에선

글 잘 쓴다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하셨다.

정말 그런가? 의문도 생기고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는

꿈도 생겼을 때였다.


나는 그만 택시 사고가 나는 바람에

뜬금없이 휠체어를 타게 되었고

자유롭지 않던 내 발은

투정으로 짜증이 가득했었다.

하루하루가 너무나 힘들었던 그때

휴대폰으로 브런치라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나도 가능할까 의문이 생겼고

전문성이 없는 내겐 혹시나 하는 기대와

살짝 두려움도 있었다.


도전을 할 때마다 떨어지길 반복했고

그럴 때마다 포기보다는

다시 도전할 수 있었던 건

6주 동안의 깁스 생활로 인한 지루함을

지울 수 있었던 도전 아니었을까 싶다.


그 뒤로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

세달째 되었을 때,

브런치가 평소와

다르다는 게 느껴진 나는 궁금했다.

브런치 화면이 이상하다며

아이에게 보여줄 때

아이는 말했다.

합격된 것 같다고.

실감도 나지 않았고

다른 분들의 글들을 열심히 보면서

어떻게 써야 하는지 고민이 되었다.

아니 잘 끌고 갈 수 있을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스스로 작은 나만의 틀을 만들고

내가 제일 잘 아는 이야기부터

써보는 게 나을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엄마 아빠 이야기.

엄마는 치매를 오래도록 앓고 계셨고

그런 엄마를 지켜주시려던 아빠.

그러한 모습도 서서히

약해지시면서 겪는 여러 가지 일상.

결국 아빠가 더 약해지시면서

엄마는 요양원에 가시게 된

마음 아픈 이야기.

그 글을 쓰면서 가장 보람되었던 건

생각보다 공감을 많이 해 주신 게

너무나 행복했다.

그리고 나 스스로도 너무나 뿌듯했다.

더 잘 쓰고 싶다는 욕심도 생기고

정말 남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소망을 했다.


매주 토요일 날은

브런치에 글을 올리려고 노력했다.

이번 주는 어떤 글을 쓸까?

한 주의 시작인 월요일마다

행복한 고민을 한다.

처음엔 일기 쓰듯 써 내려갔다.

그게 별문제는 아니라고 느꼈는데

세월이 갈수록

나의 글을 보시는 분들의 마음을

스스로 생각하게 된다.


글을 쓴지 오래 되었어도

남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글 솜씨가 아니다.

그래서일까?

아님 시력이 약한 상태라서

말로 글을 써 그럴까?

늘 오타나 잘못된 문장을 찾게 된다.

그러나 이 작은 글씨를

스스로 수정하기는 너무도 버거워

늘 그 과정에서 딸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 아쉽다.

무엇보다 딸에게

부끄러운 글을 내밀어야 하니

가끔은 민망하고 미안했다.


그래서 난 결심해 본다.

현재 사회복지학과 4학년 재학 중인데

내년에 한국어학과로

재입학 해보려고 한다.

좀 더 글의 성숙함을 갖고 싶고

무엇보다 스스로 수정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싶기 때문이다.

수정만 잘해도 글이 매끄러워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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