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초보 엄마, 초보 아줌마

by 미뚜리

2시간 간격으로

우리 아이는 초보 엄마를 간절히 찾는다.

그럴 때마다 포근히 안으면 쉽게 안정을 찾는 우리 아이


그런 초보 엄마는

날마다 미역국을 먹는다.

그 이유는 넉넉한 모유를 나오게 하기 위한

노력이고 산모의 건강 때문이였다.

병원에선 모유와 우유를 같이 먹이면

나중에 모유 떼기 쉽다는 힌트도 주셨지만 그래도 아이 건강을 위해 모유를 더 먹이고 싶었다.


초보 엄마는 땀이 나면서

조금씩 몸이 회복되었고

더위는 이겨내기 쉽지 않았다.

나도 깨끗이 씻고 싶고,

시원한 물로 샤워하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그러자 친정 엄마는 말리셨다.


"나이 들어 몸이 고생한다고"

"산모는 항상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고"

"피곤하면 안 되고"


초보 엄마의 투정이 늘수록 엄마의 잔소리는 커져갔다.


"아가야~ 할머니가 왜 저러신다니

너는 아니 엄마의 간절함을 모르는 건가?"


날마다 아기와 같이 자고 같이 일어나고

게으른 소처럼 지내는 건 아닌가 싶은 초보 엄마


아이가 잘 때 난

이전에 남편에게 선물 받은 책을 우연히 찾았다.

우리 아이가 자는 동안

그 책을 펼쳐보지만 보이는 건 한계가 있었다.


두 권이었는데 하나는 요리책이었고,

하나는 아기 성장 과정을 이야기해 주는 책이었다.


자고 있는 아이에게 혼잣말을 했다.


"맞아, 엄마는 전문 지식이 없어도 잘 알긴 해"


하며 책을 가만히 덮었다.

그때였다.

아기는 엄마를 찾는 울음.

급하게 다가가려다가 그만 문에 발을 부딪쳤다.

그때 친정엄마는 그러신다.


"조심히 걸어야지."


주방에서 들리던 친정엄마의 목소리.

어떻게 아신 걸까?

엄마는 만능인 건가?

초보 엄마는

아기를 포근히 안고 모유를 먹이는데

친정 엄마가 다가와 그러신다.


"아기 모유 먹이고 나서

항상 트림 시켜 주어야 해"


그러고 보니

친정 엄마는 내가 우리 아가 모유 먹이고

눕혀 놓으면 등을 토닥토닥해 주시던 게 생각났다.

모유를 힘껏 먹은 우리 아가를 위해

나도 등을 토닥토닥

그때였다

그윽하는 트림 소리가 예쁘게도 들린다.


편안해진 모습으로 다시 꿈나라.

그래도 예쁘다.

귀여운 인형 같고, 좋은 냄새가 나고.

아기는 대변 상태에 따라

건강이 보인다고 하던데 진짜일까?


혼자 생각에 빠져 있을 때 집에 전화가 울렸다.

받아보니 고등학교 때 친구였다.

광주로 시집간 친구는

내가 아이 낳은 소식을 어찌 알고 축하를 전했다.

그 집은 아들이 둘인데

아마 둘째가 우리 아이랑 나이가 같은가 보다.

그러게 시집 안 간다고 다짐하던 여고생들

하나둘씩 시집 가 자식 낳고

각자 삶의 이야기가 참 재미있다.

서로 같이 웃고 안부를 묻던 우리들

그래 이젠 초보 아줌마의 길이지.

전화를 끊고 혼자 웃는 초보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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