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아기 약 먹이기

by 미뚜리

아기는 한 가지씩 무언가 배워 갈 적마다

한 번씩 아프고 또 새로운 걸 배우고

그것을 반복하는 우리 아가.

그러다 보니 한 번씩 아플 때면

초보 엄마는 아가에게 묻는다.


"이번엔 무얼 또 배워 보여줄 거야?"


호기심이 생긴 초보 엄마.

그런데 아가가 열이 난다.


"아가야 아프지 말고 건강해야 해."


우는 아이를 달래고 재우려는데

안쓰러운 마음에 그만 같이 울어버린다.

그런 초보 엄마는 결국

친정 엄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아기가 많이 아픈데 어떻게 하면 좋아요?"

"병원에 데려가거나,

아니면 집에 약이 있으면 그걸 먹여야지."


그러고 보니 식탁 위에

약을 둔 걸 초보 엄마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손을 더듬다 가 약을 찾았다.

아이코 이제야 생각났다.

애 아빠가 점심때 약을 먹이라고

미리 여유로 있던 빈 약통에

약을 넣어 둔 것을 이제야 기억이 났다.


보채는 아기를 달래며 간신히 약을 먹였다.

유모차에서 잠이 든 우리 아가.

엄마가 미안해. 왜 기억을 못 했는지.

아가가 잠든 사이에

엄마 손은 다시 바빠진다.

빨래를 하고, 밥을 차리고, 빨래를 개고.

하루가 너무 정신없다.

아기의 울음소리에 초보 엄마는 혼자 말한다.


"우리 아가 배고파? 우유 준비하고 있어요."


우유를 데우고 아기를 안아

우유를 먹이려는데, 많이 배고팠던 걸까?

입 주위에 젖병을 갖다대니

아이는 잽싸게 허겁지겁 빨고 있다.

작은 입이 바쁘게 오물 거리는 게 참 이쁘다.

먹는 동안 초보 엄마는 노래는 불러주고

이후 다시 안아 트림을 시켰다.


초보 엄마는 늘 친할아버지와 함께

식탁에서 밥을 먹었는데

우리 아가가 생기고

한 사람씩 돌아가며 밥을 먹게 되었다.

내가 밥 먹을 땐 할아버지는 아가를 보고,

친할아버지가 밥을 드실 땐 내가 아가를 보고

그렇게 하면서 하루를 보냈다.

재우고 나서야

주은이 아빠가 퇴근해 집에 왔다.


"주은아"

하며 다가오는 우리 아가 아빠

손도 안 씻고 아가부터 만지려고 해서


"손부터 씻고 아가 만져야 한다고...."


그러자 아빠는 잠시 서운해했지만

손부터 씻고 아가와 아빠는 그렇게

기쁨으로 서로의 서툰 사랑을 나눈다.

그런 아빠는 말했다.


"주은이 낮에 약은 먹였어?

빈 통에 일부러 담아놨는데. "

"그럼요 당연하죠"


대답을 해놓고 초보 엄마는 왠지 뜨끔했다.

다행이다, 약을 먹여서. 조금은 늦었지만.

그래도 약을 먹여서 다행이다.

아가는 우유 한 병을 타 먹고 저녁 약은 아빠가 챙기니 마음이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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