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아기를 안고 넘어지도록 병원으로 뛰어간 날

by 미뚜리

6개월이 되자 아이는 이도 나고, 목도 가누고

서툴지만 스스로 앉을 수도 있게 됐다.

옹알이도 하고, 많은 걸 스스로 배워가는 우리 아이

아침은 무척 분주하다.

아기 아빠는 밀린 우유병을 깨끗이 씻고

다시 우유를 담아놔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느라 출근길에 아침밥을 매번 못 먹었다.

그런 우리 아이 아빠가 고맙기도 하다.

온 가족과 한 번씩 외출도 해 보고

나는 덕분에 바람 쐴 수 있었다.

잠깐이지만 행복은 무지 컸다.


할아버지는 교회 장로직을 맞고부터

우리 모녀만 집에 있는 시간이 늘었다.

나는 집부터 치우고, 빨래를 돌리고,

아기가 자면 나도 자고,

아기가 일어나 놀면 나도 옆에서

지켜봐야 했던 하루하루.

때론 지치지만, 그래서 더 행복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낮에 집에 오셨다.


"우리 주은이 할아버지가 사과 갈아서 이유식 해줄까? "


아가는 이쁘게 받아먹자 할아버지는 힘이 났다.

너무나 행복해하는 할아버지.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일까?

아기가 자그러지며 울기 시작했다.

나는 깜짝 놀랐고 무서웠다.

아기를 업고 동네 병원을 가기 위해 무조건 뛰었다.

넘어지고 부딪히면서 무조건 달려갔다.

다 도착했을 때 나는 너무도 지쳐 있었고

그때 지나가시던 할머니가 우리 아가를 보고 그러셨다.


" 아기가 체했네요.

뭘 그렇게 맛있는 걸 먹었기에 그랬어?"

많이 힘들었어?"


하며 이야기하시지 않는가.

정말 그럴까?

우리 아가 진료 차례가 되어

의사 선생님을 만나던 순간이었는데

우리 아가는 바닥에 다 토해버렸다.

이유식 먹인 거, 우유 먹인 거 다 토해 냈다.

바닥은 한강이 되고 말아 당황했다.

청소를 해 줘야 하는 건지,

아이를 먼저 닦아줘야 하는지

갑자기 멍해졌다.

그러자 의사 선생님은 그러셨다.


"아이부터 달래고,

가서 씻겨야 할 것 같아요."


의사 선생님한테 죄송하다는 사과를

연신 드리고 나는 다시 집으로 왔다.

너무도 놀라서 아이를 씻기고 그리고 재웠다.

그때였다, 엄마가 전화하셨다.

"안 그래도 전화하고 싶었어.

엄마, 아이가 아팠어 이유식을 다 토했어."

"그래 놀랬겠구나.

애 키우다 보면 그럴 수도 있지.

그래서 먹일 때 조심해야 해.

배고프다고 울기 전까진 우유 주지 말고

이유식도 주지 말아 봐.

괜찮아졌을 때 그때 먹이면 돼."

"음 알았어"


할아버지도 미안했는지

방에 들어가시고 그 후로는 잘 나오시지도 않았다.

한참을 잠을 재우고 깨서 그런지 기분이 좋아진 아가.


"우리 아가 TV나 볼까?"


어린이 방송도 틀어주고, CD도 틀어주고

그렇게 모녀는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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