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상 후보?
일주일에 두 번 있던 수업이 한 번으로 줄어든 탓일까?
내 설명이 너무 장황한 탓일까?
내 일본어가 너무 외국인스러워서일까?
내가 너무 중년 아줌마 선생님이라서일까?
간단한 문법을 설명했을 뿐인데 학생들의 표정이 無에 가깝다.
하긴 간단한 문법 설명에 찬란한 미소를 띠며 입꼬리가 올라가는 게 더 이상할 지도 모르겠다.
아니, 미소까지는 아니더라도 알아 들었는지 못 알아들었는지는
가르치는 입장에서 알아야 할 것 아닌가!
이해가 됩니까? 해도 묵묵부답, 표정 無.
반응 없는 무대에 선 개그맨이 이런 심정일까?
여러 모로 멘털이 강해지는 건 확실하다.
내가 브런치에 도전하게 된 원동력은 바로 교실에서 단련된 건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내가 발명가라면 꼭 개발해 보고 싶은 발명품이 있는데 그건 바로
반짝반짝 이해도 판독 기계.
선생님이나 누군가의 말을 듣고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는지 본인도 파악할 수 있고
상대방도 파악이 가능하도록 머릿속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계.
빨간색 불이 들어오면 멈춰! 아직 좀 더 생각을 하세요
파란색 불이 들어오면 고고! 오, 아직 살아있네, 이해력
노란색 불이 들어오면 잠깐! 요것만 확인하면 고고 가능?
하는 근미래적이고 다소 아날로그적인 이 기계.
요즘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AI와 humanoid에 뒤지지 않게 실용적이면서
무엇보다 두렵지 않은 친 인간적인 기계.
아는 건지 모르는 건지 사랑하는 건지 사랑 안 하는 건지 미운 건지 안 미운 건지
맛있는 건지 맛없는 건지 필요한 건지 안 필요한 건지
사춘기 우리 아들의 "알았다고"가 진심인지 아닌지
알쏭달쏭 갈피가 잡히지 않을 때
나 자신과 타인을 순식간에 파악할 수 있는 거의 텔레파시에 가까운 시스템
갖고 싶다.
반짝반짝 이해도 판독 기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