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잠

by 혜준

요즘 들어

부쩍 딸이 함께 자고 싶어 한다.

고등학교 1학년, 이제는 나보다 키도 훌쩍 큰 딸이….

솔직히 당황했다.
최근 들어
학교에 가기 싫다며 한숨을 연발하는 딸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다.



어디선가 읽은 육아서에는
잠잘 때의 훈육이 자립에 중요하다고 적혀 있었고,

어리광을 받아주면 학교 안 가겠다고 할까 봐
나는 “안 돼!” 하며
몇 번이나 딸을 자기 방으로 돌려보냈다.
자립을 위해서는 단호해야 한다며
마치 옳은 일을 하는 것처럼
스스로를 설득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결국
나는 나만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뿐일지도..
일과 가족을 우선으로
하루 종일 분주하게 움직이는 하루의 처음과 끝.
가족이 모두 잠든 뒤 한밤의 고요함을
새벽의 정적 속에서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방해받고 싶지 않았던 것뿐일지도….



그래서
오늘 밤 딸이 다시 함께 자고 싶다고 말한다면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여 줄 생각이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
나를 필요로 하는 시간은
생각보다 길지 않을 테니까.

그리고
딸을 자립시키기 위한 훈육은
나의 에고가 아니라
사랑에서 시작되어야 할 테니까.



육아는 어렵다.
엄마경력 16년째인 내가
오늘 하나 깨달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육아서보다
내 아이를 읽어 가는 것.
실패하더라도
나 자신을 믿고 행동해 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