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상품 광고가 아닙니다.
사람들이 맑은 눈으로 나에게 던지는 가장 곤란한 질문이 이거였다.
"왜 일본에 왔어요?"
이 질문에 대답을 하자면 난 왜 일본으로 유학을 결정했으며 난 왜 대학에서 일본을 전공했으며......
등등 거슬러 내려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막막해지곤 했다.
질문을 받을 때마다 대충 그때그때 생각난 이유로 얼버무렸던 것 같다.
이랬던 내가 요즘 들어 왜 지금 여기에 있는지 스스로 납득할만한 이유 아닌 이유를 찾은 것 같다.
누군가를 납득시킬만한 논리적이고 명확한 언어로는 설명이 안 되지만.
3살? 4살? 몇 살이었는지 기억도 안 날 정도로 아주 아주 어릴 적 먹었던 사탕이 하나 있었다.
동그랗고 노란 사탕인 것 같다는 엉성한 기억과는 달리 그 맛의 기억은 너무나도 또렷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이 사탕을 찾아 헤매는 여정이 시작되었다.
어디에서건 노란 사탕만 보면 사서 두근거리며 입에 넣어 보았다.
알사탕, 땅콩사탕, 노르스름한 사탕, 동그란 사탕... 다 아니었다.
내가 기억하는 그 맛은 환상이거나 착각이었는지도.
일본에 건너왔다.
어느 날 우연히 사탕 진열대에 놓인 동그랗고 노란 사탕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 생각 없이 기대도 없이 버릇처럼 사서 입에 넣어 보았다.
악!!!
네가 왜 여기에!!!!! 너였더냐!!!
그렇게 애타게 찾아 헤매던 사탕의 정체는 저 ↑ 녀석이었다(광고가 아니여요)
내 환상도 착각도 아니었다. 실존하고 있었다. 동그랗고 노란 사탕이.
넌 어떤 경로로 70년대 서울의 작은 동네의 어린아이의 입 속에 들어오게 되었느냐.
요즘 들어 내가 왜 지금 여기에 있는지 스스로 납득할만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이 사탕이 날 이곳으로 이끈 것임에 틀림이 없다.
시어머니는 내가 당신 아들을 만나기 위해 바다 건너 섬나라까지 온 거라 하시지만
난 이 사탕의 이끌림에 여기에 온 것만 같다.
과연 내 의지와 희망과 계획에 의해 이루어지는 일이 있었을까.
요즘 들어 부쩍 그런 생각이 든다.
내 삶은 내가 원해서, 내가 노력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자꾸 든다.
운명론자? 점을 보러 가야 하나?
아이들을 키우며 내 의지와 희망과 계획이라는 게 얼마나 허무하고 부질없는 것인지를
깨달은 탓일까?
브런치와의 만남도 이끌림으로 밖에 설명이 안된다.
브런치? 아침과 점심을 그냥 한 번에 해결하는 그거?
싸이월드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소통의 세계를 단절한 채 살아온 나에게
2026년 어느 날 우연히 브런치스토리가 나타났다.
저 사탕을 우연히 만난 것처럼 아주 우연히......
글은 쓰고 싶지만 혼자 쓰는 일기로는 뭔가 부족하고
그렇다고 내 안의 나를 드러내 보이기는 너무 두렵고 부끄러운 나에게,
아니 드러낼 나 자신이 있기나 한 건지 모르고 있던 나에게
적당한 온도와 습도가 갖춰진 온실과 같은 브런치가
나를 이끌어 문을 열어 주었다.
언제까지 이 포근하고 안전한 온실 속에 있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나의 보잘것없는 넋두리에 이끌려(?) 라이킷을 보내주는 고마운 분들과
가늘고 길게 작은 공감을 나누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