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새 아파트 입주를 포기한 이유
분양받은 새 아파트에 입주할지? 아니면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 살지? 하루에도 여러 번 바뀌는 생각 때문에 올 한 해 동안 들뜬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살았다.
나도, 남편도, 아이들도...
새 아파트는 무엇이든 새것이라 좋다. 지하주차장과 연결, 인공지능 관리 시스템, 살기 편한 레이아웃, 넓은 주방,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차 없는 아파트, 잘 꾸며진 조경, 창의력을 자극하는 놀이 시설, 아이들 키우기 좋은 안전한 아파트, 브랜드 파워 등등
하지만 단점도 존재한다.
아이가 다닐 유치원, 초등학교가 멀어진다.
이 말은, 내가 아이 등 하원에 지금보다 몇 배의 시간을 써야 한다는 말이다.
남편의 회사도 멀어진다.
지금보다 1시간 일찍 출근 준비를 해야 하고, 1시간 늦게 귀가를 한다.
그러면 가족이 모여 식사를 나눌 기회가 줄어든다.
이곳에서 살면 신축 아파트의 쾌적함은 누릴 수 있지만 일상에서 느끼는 여유는 줄어들 것이다.
우리 가족은 몇 달을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따뜻한 봄을 맞이하고, 무더운 여름을 지나, 찬 바람이 부는 가을이 되었다. 그동안 충분히 고민을 했으니 이제는 생각을 붙들어 놓기로 했다.
"이 모든 것은 욕망을 향한 선택이다."
필요가 아닌 욕망을 택할 때 만나게 될 달콤함. 아주 달고 자극적이다. 하지만 이 선택이 얼마나 갈까? 욕망을 선택했을 때 그 욕망은 잠깐 반짝이고 만다는 것을 30대가 되니 알겠더라.
우리는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조금 더 살아보기로 했다.
대신 그동안 새 아파트 입주만 목 빠져라 기다려온 것에 대한 보상은 충분히 하기로 했다.
"새 아파트는 아니지만 내부 인테리어로 다시 새것으로 바꿔보는 거야~ 10년 전 그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