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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의 패도 정치와 이재명 부결

압도적 부결 호언장담이 부결된 셈

by 풍천거사

"어떤 사람이 많은 사람을 모아놓고 "내가 여러분을 반드시 지혜롭고 오래 살 수 있도록 해 주겠다"고 했다면, 세상 사람들은 그를 미치광이라고 할

《한비자》<현학(顯學)> 편에 나오는 말입니다.


패도정치를 주창했던 한비자는 인의를 중시하는 왕도정치 대신 상벌주의를 국정의 근간으로 삼았습니다.


한비자의 말을 더 들어보시죠.


"대개 지혜라는 것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본성이다. 수명이란 것은 천명(天命)이다. 본성과 천명은 사람에게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사람이 할 수 없는 일로 남을 설득하여 유혹하려고 하니, 세상 사람들이 미치광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말로는 할 수 있으면서 일로는 실행할 수 없다면, 그것은 말일 뿐이다. 말만으로는 본성과 천명을 바꿀 수 없다."


말로써 교묘한 속임수로 백성을 현혹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는 정치모리배에 대한 극도의 증오감을 드러냈죠.


그는 "선왕(先王)들이 말한 인의(仁義)는 정치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현명한 통치자가 법도(法度)를 밝혀 상과 벌을 확실히 실천한다면, 이것은 나라에 연지와 분, 눈썹을 그리는 것과 같지 않겠는가? 현명한 통치자는 정치에 도움이 되는 일은 서둘러서 하고, 선왕(先王)의 칭송 따위는 뒤로 미루어 두는 법이다. 이 때문에 인의(仁義) 따위는 입에 담을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국회에서 부결됐네요. 압도적 부결을 자신했던 대표의 호언장담과 달리 민주당 이탈표가 수십명에 달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번 표결로 민주당 내부에서도 이 대표의 범죄 의혹에 대한 구속 수사를 원하는 다수의 목소리가 존재함을 확인할 수 있네요.


정치에는 인의가 필요하지만 각종 범죄 의혹의 당사자가 불체포특권으로 정치 생명을 연명한다면 정의는 갈 곳을 잃을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기 위한 시시비비를 누구의 말대로 판사 앞에서 밝히면 될 것을 굳이 불채포특권의 수혜를 악용할 의도가 있는지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부결을 보니 한비자의 패도정치 필요성을 생각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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