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으로 증명된 것만을 진리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by 삼육구십오

절대적으로 진리가 아니다. 과학을 통해 진리를 찾고자 하는 건 어린아이의 생각 수준과 다르지 않다. 실제로 나도 초등학생 때부터 중학교 초반까지 과학이 모든 걸 설명해 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화학과에 진학했다. 그러나 과학은 모든 걸 설명하지 않는다.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한다면 일정 수준 과학이 발달한 순간 철학, 심리학, 사회, 도덕, 윤리 등의 모든 과목은 불필요한 것이 된다. 적어도 지금의 과학은 절대 진리를 알려주지 않는다. 그리고 이는 우리의 삶 동안은 변하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은 진리가 아니다. 이 글에서 그 이유를 다층적으로 살펴보겠다.

과학은 근본적으로 신앙과 크게 다르지 않다.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은 우리의 믿음과 별반 다를 게 없다. 애초에 증명을 확실히 한 적도 없다. 과학자는 매일 같은 결과를 기도하는 신실한 예배자일 뿐이다. 우주의 나이가 138억 년이라 말한다. 일단 과학적으로 증명된 138억 년이란 사실을 뒤로하고 138억 년 동안 일정한 물리 법칙이 적용 중인가? 그런 건 사실은 없다. 지금 인류에게 적용되는 물리 법칙을 통해 과거를 상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는 과연 같은 물리 법칙이 적용된다는 확신은 어디서 생기는가? 그 어디에도 없다. 지금 당장 빛이 입자성과 파동성 중 하나만 사실이 될 수 있다. 상자 속 고양이가 살았는지 죽었는지, 단 하나의 사실을 파악 가능한, 우리 모두 투시가 가능한 세상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양자역학처럼 두 개가 공존하는 상황만이 아니라 중력의 방향 변화, 물질의 질량 변화, 무한 동력기 등이 당연한 세상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다만 인류가 지닌 오랜 기간의 연구 결과라는 관측 데이터를 통해 일정하리라는, 같은 실험 결과가 나오리라는 믿음을 지니고 있을 뿐이다.

‘물리법칙이 막 변한다’와 같은 가정을 다른 학문에 적용하면 모든 학문이 쌓아온 지식이 흔들림은 당연하다. 그렇다면 과학적 사실이라 칭하는 모든 것이 과연 사실인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것이 진리라면 과학이 틀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그러나 과학은 틀린다. 지구는 돈다. 태양이 지구 주위를 회전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가 태양 주위를 공전과 자전을 한다. 지금은 지동설이 당연하지만 과거엔 천동설이 옳은 것이었다. 아직 과학이 일정 궤도에 오르기 전의 사상이라 그런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합리적인 생각이다. 지금의 과학이 뉴노멀이 된 지금의 상식은 과거의 몰상식한 세계의 이야기로 비친다. 그건 우리가 미래의 이야기를 모르기에 가능한 생각이리라. 보다 미래 세대에게는 지금의 과학적 상식이 미개한 수준으로 비치리라. 과학은 늘 과거의 사실을 부정하며 도약했다. 그럼 과거부터 지금까지 과학이 증명한 것이 진리인 적이 없다. 언제부터 과학이란 딱지가 증명한 것이 진리인 것으로 만들었는가?

패러다임이란 단어가 생긴 이유를 생각하면 앞서 말한 두 개가 확실하게 이해된다. 지금 우리가 받아들이기로 한 사실을 패러다임이라 칭한다. 과거 지구에서는 우주가 지구 주위를 도는 천동설이 패러다임이었던 것이고, 미래에 중력이 바뀌고 질량이 변화하면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는 패러다임으로 변화한다. 과학이 증명했다고 진리가 되진 않는다. 우리가 합의한 결과가 지금의 과학이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혹은 인지의 한계에 대하여 생각해 보겠다. 통 속의 뇌, 우주 먼지가 만든 뇌, 시뮬레이션 우주론과 같은 이야기를 들어 본 적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런 모든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는 우리의 뇌의 인지가 절대적이지 못하단 의미다. 인지의 한계, 사고의 한계, 인간의 한계를 우리는 이미 수없이 논의해 왔다. 결론은 우리의 뇌는 절대적이지 못하다. 적어도 절대적인지조차 알 길이 없다. 결국 과학을 믿는 과학자와 진배없다. 우리의 뇌가 맞다고 인지가 옳다고 신앙을 가지고 믿는 것뿐이다. 당장 내일 하늘을 나는 고래가 과학이 변해서일까? 당신 뇌에 문제가 생긴 걸까? 내일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자전이 반대로 돌게 된 것일까? 당신에게 조현병이 생긴 걸까? 지금 당신이 아니면 내가 인지하는 이 세상의 과학은 진리를 보이는가 아니면 왜곡된 무언가 아닐까? 요컨대 이 모든 세상은 인지라는 필터를 통한 것이고, 뇌라는 통에 담긴 내용이다. 당신의 과학이 옳다고 믿는 것이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과학은 절대 진리가 아니다. 우리의 과학이 진정한 과학인지도 모르고, 하물며 진리를 밝히기 위한 학문도 아니다. 항상 진리에 최대한 다가가기 위한 노력이 과학이다.

작가의 이전글안 본 뇌 살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