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공감이 있기에 우린 약자를 보호한다. 타인의 고통을 본인의 것인 양 느끼고 인류는 연대하고 정의와 도덕이 성립한다. 언뜻 보기에 타당한 것처럼 보인다. 나도 틀렸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 무조건이란 건 없듯이 우린 공감, 선, 도덕과 정의를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선은 무엇인가? 선악은 누가 정했나? 폭력은 악한가? 그럼 모든 사바나의 사자는 악마의 현현인가? 그럼 타인의 부탁을 들어주는 건 선한가? 살인 계획을 도와주는 건 선한가? 생을 끝내는 건 악한가? 누군가는 등산하며 잡초를 짓밟아 죽일 텐데 모든 등산 가는 악인인가? 안락사를 진행하는 의사는 악인인가? 선은 절대적 기준이 없다. 개인이 생각하는 정의와 도덕에 입각하여 80억 인구의 80억 개의 선이 있다. 우리가 생각하는 선악은 우리 개인의 도덕과 정의에 따라 바뀌는 것이다. 그럼 도덕과 정의는 어떤가?
앞서 80억의 인구가 있으면 80억 개의 선이 있다고 말했지만 사실 그 80억의 선과 악을 측정하는 자가 도덕과 정의다. 결국 80억의 인구와 80억의 선악, 80억의 도덕과 정의가 있다는 것이다. 그럼 도덕과 정의라는 자를 하나씩 든 우리가 측정하는 것이 무엇이냐 한다면 당연히 정보를 측정한다. 물론 물리학에서의 정보는 아니다. 특정한 상황에 대한 여러 설명을 두고 그 모든 것의 총합을 측정하는 것이다. A가 B의 돈을 지갑에서 빼갔다. 이것만 본다면 A는 도둑이다. A가 B의 돈을 가져간 이유는 B가 A에게 C에게 돈을 전하는 심부름을 시켰기 때문이다. 그럼 A는 그냥 심부름을 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심부름을 하게 된 이유가 A와 C가 작당하여 B를 사기 친 결과이다. 그럼 A는 사기꾼이다. 진실은 이들은 다 배우라는 것이다. 같이 사전 리허설을 하는 중이다. 그럼 A는 악인인가 선인인가? 각각의 단계에 따라 A를 측정하는 우리의 도덕과 정의는 다른 결과를 도출한다. 그 세 배우의 관계라는 정보가 다시 생긴다면 A에 대한 평가는 또 변한다. 우린 개개인의 다 다른 도덕과 정의라는 자로 우리가 가지는 가장 많은 정보를 측정한다. 그것이 80억 개의 선악이다. 이렇듯 선악은 정보와 도덕과 정의라는 자에 의해 좌우된다.
그럼 마지막으로 공감을 생각해 보자. 공감이란 단어가 가지는 느낌은 따뜻함 같은 긍정적인 부분이 강하다. 이런 감각적인 인식 말고도 공감이라 함은 약자에 대한 공감이란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진실은 다르다. 그런 건 없다. 공감은 약자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따뜻한 느낌도 없다. 그냥 사회적 인식이 그렇게 되어 있을 뿐이다. 공감은 악한 이에게도 선한 이에게도 강자에게도 약자에게도 통한다. 아니라고 본인은 악에 공감한 적이 없다고? 그래 당신은 아니더라도 악에 공감한 이들은 정말 많다. 예를 들자면 최근 만화 귀멸의 칼날에 나오는 아카자를 보고 공감하는 이가 정말 많았다. 사람을 무수히 많이 죽이고 먹은 캐릭터인 아카자를 옹호하는 이가 있다. 이거 말고도 영화나 소설 등의 이야기가 지닌 힘에 의해 빌런에 공감한 이가 적진 않을 것이다. 괜히 ‘악인에게 서사를 주지 말라’라는 말이 있는 것이 아니다. 결국 우린 악에도 공감한다. 그렇다면 악에 공감함은 악한가? 이것도 다르다. 악인에 감화되어 악을 방조하거나 도와줄 수도 있지만, 악인을 이해하여 악의 원천을 예방하는 데 쓸 수 있다. 그럼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약자를 공감하는 건 어떤가? 약자=선인이 절대 아니기에 약자를 공감하는 것을 선하다 악하다 평하기 힘들다. 그럼 진짜 선한 사람을 공감하는 상황을 생각해 보자. 타인의 부탁을 잘 들어주는 좋은 성품을 지닌 당신의 동료에게 깊은 공감을 하여 그가 타인에게 도움을 주는 행위에 구속하지 않을까? 착한 아이 콤플렉스를 만드는 것이 당신의 공감에서 시작하지 않을까?
앞에서 우린 도덕과 정의라는 자와 공감의 상황에 따른 결과를 살펴봤다. 그럼 ‘공감은 과연 선한가?’라는 질문으로 돌아가 결론을 낸다면 ‘공감’이라는 두 글자에는 그 어떤 상황과 정보가 있는가? 당신은 ‘공감’을 도덕과 정의라는 자로 무엇을 측정하겠는가? 공감은 선과 악 둘로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 공감하는 상황을 생각한다면 그 상황에 따라 선이라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