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냈다!

너와 나의 노력이 빛을 발하길...

by 오롯이

온기우체부인 나는 주말마다 편지를 쓴다.


금요일 오전 11시 고민 편지를 선택해

화요일과 금요일 답장 편지를 부쳐야 하기에

나는 주말에 쓴다.

비영리단체, 자원봉사 시간이 주어진 다지만 나에게 편지는 받는 이만을 오롯이 생각해

그의 고민에 조금이라도 무게를 덜어주고 소박하지만 내 경험을 공유해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 편지를 쓰는 그 행위 자체가 의미 있으므로 나는 소중하게 여긴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좋아하는 편지를 쓰는 것이

내 주말 일과의 한 부분으로 자리 잡았다.


내 글씨는 예쁘지 않다.

동글동글 귀엽지도 않고

절개가 느껴지지도 않고

획이 부드러워 우아하지도 않다.

오히려 우리 서방님 글씨가 더 예쁘다.

2주 전부터 글씨체를 바꿔야겠단 생각을 했고

천천히 변화를 시도해 쓰고 있다.

유치원 일지를 쓸 때도, 관찰일지를 쓸 때도, 학부모 일일안내장을 쓸 때도, 군대 간 남편과 연애편지를 쓸 때도, 매년 있는 스승의 날 짝꿍 담임 선생님께 축하 편지를 쓸 때도 느끼지 못한

못난 내 글씨체.

글씨체를 바꿀 마음을 먹게 할 정도의 온기우체부역할에 내 애정이 살짝 엿보이지 않으신가 묻고 싶다.

연습중...더디지만 온기님을 위해

손이 아프지만 온기님이 알아보기 쉬울 거란 작은 기대에 편지지 4장을 또박또박 정성으로 채운다.

글씨체는 일정한데 왜 마지막 장에는

글자가 커지는 걸까 하하하하

연습이 더 많이 필요함을 느낀다.

너무 집중했던 걸까 음악이 멈춘 줄도 몰랐다.

그러다 들리는 소리....

딸들 방에서 나는 소리가 내 귀를 쫑긋 새우고 집중하게 만든다.


첫째는 이어폰을 끼고 노래하는 것이 틀림없다. 음이탈이 나도 꿋꿋하게 부르는 것을 보니 확실하다.

둘째 방 의문의 소리

둘째는 며칠 전부터 의문의 소리가 난다.

"탁! 탁! 탁!!"


'뭐지?? 무슨 소리지??'

그동안은 굳이 묻고 싶지는 않아 넘겼는데

오늘은 알아내고 싶어 생각하고 또 생각한다.

........????

........!!!!!!

드디어 알아냈다.

그것은 <공기놀이>하는 소리다.

나도 참 유치한 것이 내가 문제 내고 내가 답을 맞힌 것에 쾌감이 든다. 하하하하

공깃돌을 바닥에 흩뿌리는 소리와

공깃돌을 잡는 조막손 소리였던 것이다.

지난 주말에 같이 했었는데 소리만 듣고는 전혀 몰랐다.


최근 학교에서 친구들과 공기놀이에 빠져 쉬는 시간마다 한다더니... 고등학생 남자, 여자 성별을 가리지 않고 바닥에 둘러앉아 공기놀이를 한다니 얼마나 건전하고 순수한지 모른다.

그걸 잘하겠노라 연습하는 우리 둘째가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다.


내가 글씨체를 바꾸려 노력하는 것과

네가 공기놀이를 잘하려 노력하는 것이

일맥상통한다.


우리의 노력이 빛을 발할 날이 오겠지?!

지난 주말, 공기놀이 하던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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