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신성

by 소진

마리아의 입맞춤으로 깨어난 예수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마리아를 죽이는 일

십자가 밑에 엎드린 마리아는

죽음보다 가벼운 표정을 짓고 있다


손과 옆구리에서 돌과 톱밥을 쏟아내는

가짜 왕을 위해

베드로는 관을 짜고, 유다는 땅을 판다

그를 관에 눕히자 관은 빵과 포도주로 가득차고

훔친 선악과에서는 시체 썩은 내만 진동했다


새로운 복음을 듣기 위해 몰려든 자들에게

발끝에 입 맞추기를 강요하는 남자

사람의 아들이 동물의 아버지를 가르치는 동안

신은 스스로 제 눈을 멀게 만든다


눈 먼 자 앞에 냄새나는 제물을 바치자

기적으로 만든 말씀은 온 나라의

검은 짐승을 먹였고

복 된 짐승은 두 손 들어 외쳤다


외쳤다

완성되지 않은 노래를

자격 없는 자들이 음을 마음대로 바꾸는 동안

그것은 중얼거림이 되어버렸다


깊이 잠든 마리아가 소리에 눈뜨니

세상에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있었고

하지만 그녀를 죽여줄 자는 없어

나머지 삶을 계속 살아야 했다

오직 사랑, 아니면 뭐가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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