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 귀찮을 땐 '라면' 만한게 없지

by 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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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 원래 이렇게 더웠나 싶다. 몇십년의 계절의 변화를 겪었음에도 매 년 이리도 새로운지 신기할 따름이다. 몇일 전 걸린 감기 탓인지 배는 고픈데 입맛이 없어서 라면을 끓였다. 밀가루 음식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유일하게 좋아하는 면요리가 바로 라면이다. 이렇게 손쉽게 한끼를 해결 할 수 있는 음식이 또 있나 싶을 정도로 간편하고 자극적인 맛이 딱 취향 저격이다.

여기저기서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방법에 대해 말이 많지만 그런 미묘한 차이에 맛의 변화를 잘 느끼지 못하는 편이라 신경쓰지 않는다. 그래도 몇가지 나만의 규칙은 있다. 물을 올릴때 다시마 한조각을 넣는다. 이유는 기분탓 이라고 해두자. 조금 더 맛있어 질 것 같고, 영양적으로 더 나아질 것 같은 기분 때문에 넣는다. 그리고 꼬들면은 용납할 수 없다. 면에 국물이 어느정도 베어있을 만큼 충분히 익혀야 한다. 그래서 처음 물을 끓을 때 물을 넉넉히 넣는 편이다. 그리고 거의 다 익었다 싶을 땐 계란을 넣고 반숙으로 익힌다. 그래야 끈적하고 고소한 노른자에 면을 찍어 먹을 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좋아하는 파를 한움큼 넣고 마무리한다. 한창 많이 먹을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라면에 밥도 말아먹었었는데, 지금은 밥은 좀 무리다.


무기력함과 의욕없음이 몇주째 계속 되고 있다. 날씨 탓도 해보고 호르몬 탓도 해보지만 결과는 마찬가지 이다. 이럴 땐 어떻게 나를 일으켜 꾸역꾸역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평생 학교에서 회사에서 시키는 것만 열심히 하며 살아와서 그런지 어떻게 주체적으로 나를 이끌고 가야하는 지 모르겠다. 지금 까지의 나의 인생은 늘 안전하게, 어려운 상황을 마주하지 않게 안전한 틀 속에 나를 밀어 넣으며 조심조심 살아왔는데 계속 그렇게 살 수 있었으면 별 문제 없었겠지만, 어딘가에 끼워 맞춰진 삶이 나와 맞지 않아 계속 소진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뒤 늦게 오롯이 나로 서있는 연습을 할 수 밖에 없다.

생각해 보면 무기력이 오는 이유는 나의 민낯을 볼 자신이 없어서 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다가도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물을 바라볼 자신이 없기에 그런 실력 밖에 안된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하고 싶어하지 않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을 바꾸고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결과값이 나의 가치가 아닌 과정이라는 생각 하고 싶어도 잘 바뀌지 않는다.

나를 좀 내려 놓고 싶다. 무의식적으로 보여지고 싶은 모습에 나를 가두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한다. 그럼 자유롭고 가볍게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벌써 8월이 시작되었으니 나도 다시 힘겹게라도 하나하나 다시 시작해 보자고 다짐하고자 글을 써 본다.

그나저나 이 습함과 더위는 언제까지 계속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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