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은 없다
내가 서 있는 그곳이 항상 옳은 곳일 수는 없다. 잘못된 곳에 서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존재한다. 하지만 애초에 선이 없었다면? 쇼트트랙 선수들이나 달리기 선수들은 정해진 구간을 돈다. 한 발짝도 벗어나지 않고 선을 운용한다. 인생에는 그런 선이란 없을지도 모른다. 그게 사실이라면 선을 잘못 밟았다고 스스로 비난할 이유는 없는 게 된다. 자책이란 왜 필요한가.
정답지는 없다. 선생님도 없다. 빨간 펜도 없다. 지난날의 과오로 칭한 것에 대해 우는 건 오직 나의 선택일 뿐이라는 것을. 깨끗하다는 개념도, 순수하다는 정의도, 내가 누구라는 정의도, 악하다는 개념도 인간에게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 나에 대한 정의는 오해일지 모른다. 나에게 아무 색을 붙이지 않아도 된다. 삶이 내게 구정물을 준다면, 받아버리자. 뒤틀린 길 위에 있다고 누가 그랬던가. 삶은 그냥 이것저것 다 준다.
내 삶이 남에게 냉정하게 보일지라도, 내 삶이 반드시 우아하고 청명해 보여야 할 이유는 없다. 내가 하는 생각들과 감정들은 다른 사람이 수족관 들여다보듯이 볼 수는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