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스러운 게으름
가끔은 공상에 젖는다. 카페에 가서 푹 쉬고 싶다. 몸이 날카로우니 신경도 예민하다. 그래도 딴생각에 빠져도 좋은 날이 있다.
두려운 날도 있고, 예민한 날도 있고 실망하는 날도 있다.
외로운 날들도 있고, 몸이 지칠 대로 지친 날들도 있다.
그리고 오늘은 간절하게 휴식을 필요로 하는 날이다. 당장 내 것이 아닌 것들을 필요하다고 생각하기보다, 내려놓는 멈춤이 필요한 날. 사람들은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고, 일도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다. 걱정이 드는 대로 내버려 둔다.
잘하지 못한 일들이 떠오르고, 직업과 함께할 시간이 떠오른다. 부족한 내가 못나보여서 어디론가 도피하고 싶다.
휴일이 되니 몸에 긴장이 풀리면서 안 가던 곳에라도 가보고 싶다. 같은 지역에 있지만 잘 찾지 않았던 명소, 학교 다닐 때 소풍 가면 괜스레 즐거웠던 이유가 그걸까.
푹 쉬어야 보상받을 것 같은 느낌. 내 기분도 맞춰줘야 할 것 같은 느낌. 일 생각은 뒤로 하고, 일의 스위치를 꺼버린다. 나들이를 안 가다 보니, 어디를 가야 할지 도통 떠오르지 않는다.
허탈하다. 허무하다. 인간의 본성이 보인다. 사랑스러운 게으름. 휴일에 심장이 두근거려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냥 내가 가던 곳 가는 게 최고인 것 같다. 가깝고 편안한 곳으로 가자.
내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