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심판받는 예민함

지옥같은 날과 함께하기

by sujin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사람은 몇 번이고 깨뜨려진다. 지옥같이 잔인한 날들도 때론 많다. 한 사람이 견딜 수 있는 삶의 깊이가 시험당한다. 저주 같기도 한 그 움직임에 사람들은 다 묶인다. 저번엔 연옥을 주더니, 이번엔 지옥을 주느냐고 항변해도 삶은 듣고 있지 않다. 삶은 아무 메시지도 주지 않는다. 우리가 견딜 것은 그 자리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그래서 인생이 피곤하고 힘들다. 답이란 게 없기 때문이다. 나를 진정시켜주는 열쇠는 없고, 한 번에 빨리 가는 전철 같은 것도 없다. 무한한 지옥이다.

이 지옥에서 벗어나고 나면, 세상은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세계다. 지옥은 늘어난 자의식이다. 나는 음악을 들으면 지옥에서 벗어난다. 나만의 세상이었던 그곳이, 모두와 연결된 지구로 바뀐다.


출퇴근길에 듣는 음악이면 하루가 감당된다. 신기할 정도로. 내가 할 일을 잊지 않고 하게 해주는 충전제. 내 보조배터리. 내 자양강장제. 다른 사람과의 대화도 나를 살린다.


누구에게나 진심을 털어놓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대화가 되는 사람이 있으면 또 버틸 힘이 난다. 사실 내가 나다운 방법은 간단한데 이 정도가 갖춰지지 않은 환경에서는 자꾸 수척해진다.

자신만의 좁아진 지옥을 세계로 바꾸는 방법은 자신이 좋아하는 걸 찾아 조금씩 하는 것이다.

그게 지옥과 공존하는 방법이다. 내가 이제까지 살 수 있었던 방법이다.


가끔 바쁠 땐 나도 잊어버려서 지옥을 등에 아주 오래 얹고 다니기도 했다. 이제 지옥을 자꾸 다시 생성하지 않으려 한다. 검은 기운은 하루를 마칠 때마다 종결한다.

이전 01화프롤로그. 현대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