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숯불 오리 불고기 [천하대장군]과 [국청사]

금정산성 마을 돌아다니기

by 넌들낸들

오늘도 금정산성 마을에 갔다.

중학교 때부터 뻔질나게 금정산을 타서 그런지

이 마을에 오면 반갑고 기분이 좋다.

한때는 이 마을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었다.


아침이 눈뜨면 맑은 산공기 마시며 산책하면 정말 좋을 거 같았다. 마을도 조용하고...

하지만 이 마을도 주말은 굉장히 북적거리고 시끄럽다.

오늘은 주말이 아닌지라 조용히 다닐 수 있었다.

가게 이름에 걸맞게 대장군들이 맞이 한다.
입구 양쪽 자리 잡은 두꺼비들

이 오리 불고기 집은 정말 우리 가족 단골 가게이다. 너무 많이 와서 가게 직원들도 알아보지 않을까 싶다.

금정산에 가을바람이 시원하게 불어 선풍기도 필요 없었다. 가을바람맞으며 음식을 기다렸다.

룸에 들어가지 않고 나무들 보이는 테이블에 자리했다.

창문을 여니 가을바람이 시원하게 들어온다.

도토리묵과 겉절이 너무 맛있다.
할머니와 자주 오리불고기 먹으러 왔었는데...

숯불에 구운 오리 불고기는 깔끔하다.

옷에 음식 냄새도 나지 않고 기름도 튀지 않아 좋다. 또한 특유의 오리 누린내도 나지 않아 좋다.

단점은 볶음밥을 해먹을 순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린 된장찌개를 주문했다.

오리불고기 먹다가 칼칼한 된장찌개 먹으면 너무 맛있고 개운해진다.


주말에 이 식당을 찾으면 모든 자리가 꽉 차있다.

숯불에 오리 고기 굽는 직원은 쉴 틈 없이 뜨거운 열기 앞에 서있는다.

오늘은 한적해서 연기가 덜 피어올랐다.


소화시킬 겸 절을 찾았다.

지장보살 본원 3층 석탑 주변으로 작은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개구멍과 곳곳에 땅굴이 보이는데 어떤 동물들의 흔적일지 궁금하다.

국청사라는 절이다. 절 입구까지 북문 올라가는 도로가 깔려 힘들이지 않고 찾을 수 있다.

오래된 일주문과 오래된 나무들이 보이는 입구를 지나 절에 들어오면 삼층 석탑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연못 가운데 자리 잡은 삼층 석탑을 보면

자연스럽다.

석탑 기단부 하대석 모서리마다 용이 자리 잡고 있다. 사방을 지켜보는 용머리가 인상 깊은 석탑이다. 수풀도 잘 자라 작은 생태계가 만들어졌다.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될 공간이다. 왠지 뱀도 있을 거 같고...

(또한 들어가지 못하게 막혀있다.)

이 절은 신라시대에 지어져 천년의 역사를 가진 절이라며 툇마루에 앉아 계신 스님이 자랑스럽게 소개하셨다.

이 절은 임진왜란 때 승군들의 기지였는데

대웅전 앞에 넓은 마당을 보면

상상이 간다. 스님들이 수련하는 모습과 비장함이 느껴진다.

조선시대에는 더 굽이굽이 들어왔어야 했으니

승군들의 기지로 딱이다.

하지만 임진왜란 때 부산은 아주 쉽게 함락된 곳이라....

수많은 의병과 승군들도 희생이 되었다.

그래서 이 절에서는 의병과 승군의 천도재를 올린다. 호국사찰로 여전히 이 절은 승군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다.

종교를 떠나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공간이다.


대웅전에 들러 할머니의 건강을 기원하며 절을 올리고 카페로 갔다.

달달한 아이스크림 먹고 집에 오니 너무 피곤하다.

오늘은 아이 저녁 뭘 해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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