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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Aug 06. 2024

모기네 집

동시집을 읽다가

아이랑 가끔 동시집을 읽는다.

이 책도 아이랑 같이 보려고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그림이 귀여워 아이도 좋아할 거라 예상했지만

아이에게는 이해할 수 없는 시가 수두룩했다.


아이가 이해 못 할 감성이 담긴 시집.

유 초딩에게 인기 없을 시집이다.


딱 30대부터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혹은 할머니 할아버지 손에 자란 아이들이라면

이 시들이 공감이 가며 피식 웃게 될 시들이 많다.


아이가 유일하게 반응했던 시는

[이빨]이다.

올해 들어 젖니가 빠지기 시작해 공감이 많이 갔던 모양이다.


"엄마 이 시 말이 맞아!!

내 이빨 빠진 건 놀리면서 할배 이빨 빠져 치과 간 건 안 놀려. 나만 놀려!"


토끼눈을 하며 흥분해서 말을 했다.

그 모습이 너무 웃겼다.


계속 동시 집을 읽어주다

재미없다며 아이는 내 곁을 떠나갔고

나 홀로 앉아 마저 다 읽어보았다.

그러다 뭉클... 눈물이 맺혔다.

작년이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너무 그리워졌다.


내가 할머니 집을 찾아간 게 아니라

할머니를 찾아 간 거였고

할머니가 그 집 자체였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그 집에 찾아가보지도 않았다.

단 한 번도...


가면... 베란다에서 손녀가 오나 안 오나

목이 빠져라 기다리며

내 모습이 보이면

내 이름을 부르며

손을 흔들며 웃으실 거 같아

더더욱 찾아가질 못했다.


이 시들이 꼭 내 마음과 같아

내 코를 자극시켰다.



조부모님과의 추억을 돌이켜 볼 수 있던 동시집이라

어른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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