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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넌들낸들 Dec 29. 2022

화장을 글로 배웠어?

똥손이 존재하는 이유

한때,, <겟잇뷰티>라는 방송을 즐겨 봤다.

평소 선크림에 틴트나 립스틱만 바르면 외출 준비 끝인 사람...

눈썹 정리도 아직 혼자 못하는 똥손 of 똥손이다.

방송을 한참 보다 보니 눈썹도 그려보고 싶고 아이 쉐도우도 그윽하게 그려서 새로워지고 싶어졌다.

감당하질 못할 색조를 첨 사보게 되었다.

야심 차게 메이컵이란 걸 해보았는데

동생이

"언니? 언니는 메이컵을 글로 배웠어? 너무 이상해."

그때 알았다. 내가 똥손이란 걸...

색조 메이컵처럼 사놓고 실패해 돈만 나가고 사용을 안 하는 제품이 늘어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도전을 야심 차게 했고

늘 실패했다.

실패한 나의 저렴이 제품과 동생이 야심차게 산 고급이.. ㅋㅋ똥손이라 감히 고급이는 구매하지 않는다.

그의 반 동생은 혼자 티브이나 유튜브 찾아서 잘한다. 제법 미용에 관심이 많다. 내가 실패한 제품이 동생에겐 장난감처럼 쉽다. 동생도 실패하면 야채나라 행이다


동생은 또 부지런하다. 금손들은 부지런한 거 같다.

자기 피부가 쿨톤인지 웜톤인지도 궁금해

샵에 가서 알아보고 오고

어울리는 메이크 법도 알아보고

집에선 부지런히 피부 관리도 한다.


난 마스크 팩도 큰맘 먹고 하는 게으름뱅이다.

세수하다 피부결이 평소랑 다르잖아

허겁지겁 팩을 찾아 하는 사람이 나다.

또 하고 나면 금방 피부가 좋아진 게 눈에 보여

더더욱 관리 소홀이 빈번히 일어나는 것도 있다.


어느 날부터 동생이

"언니 눈썹 문신 좀 해라. 어차피 이상하게 그리는 거 시술받고 편하게 다니라." 하며 진지하게 말을 꺼냈다. 본인이 시술받은 샵이 너무 잘한다며

본인 눈썹에 만족을 한 나머지

자주 권했다.


10여 년 전에 한번 받는데 아프기도 아팠고 진해진 내 눈썹이 적응이 되지 않아

적응하는데 오래 걸렸다.


요새는 자연스럽게 한다고 하니

용기를 내보았다.


동생이 가보란 샵은 아니었다.

운 좋게 새로 오픈한 샵

눈썹결 시술 모델을 구한다며

글 올라온 걸 보고 지원했다.


샵에 도착해 배드에 누웠다.


"원하는 눈썹 모양이 있으세요?"


"아뇨. 전 눈썹 정리도 잘 못하는 사람이라

어떤 게 제 얼굴에 어울리는 눈썹인지도 몰라요. 똥손이라 눈썹도 잘 못 그리거든요"


멋쩍게 웃으며 말했다. 그분도 웃으며 말했다.


"대체로 그런 분이 샵에 찾아오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난 동생에게 늘 상 말하는 이론을 말하고 말았다.


"역시 똥손이 있어야 경제가 돌아가는 거죠. 세상에 금손만 있으면 누가 샵을 찾아다니겠어요.

금손과 똥손이 적당히 어울려져 있는 세상이니

이 사회가 돌아가는 거예요. "


똥손의 자부심을 내보이며 웃었다.

아주 자연스럽게 완성된 눈썹... 이건 적응 기간이 필요없어 보인다.



하지만... 똥손은... 비참하게 금손에게 진다...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돌아와

행복해한다.

"엄마가 한 머리는 별로인데 선생님은 공주처럼 해줘. 선생님이 해준 머리가 제일 좋아."


선생님께서 아이 머리로 예술을 하신다.


온갖 땋기 머리를 다 하신다.


아이가 거기에 맛 들렸다.

아침에 나름대로 머리 빗어주고 시도해보는데 번번이 실패한다.

아이가 거울 보며 실망한 얼굴을 보인다.

그리곤 힘들게 묶어준 머리를 풀어버릴 때가 종종 있다. 그럼 부스스한 머리로 얼른 핀 꽂고 버스에 탑승한다.

그 부스스한 머리를 보곤 선생님께서 바쁜 와중에 묶어 주시는데 매번 감사하다.

그리고 아이에겐 매번 엄마가 똥손이라 미안하다며

사과한다.

아이가 엄마 귀에다 조용히 말해준다.


"선생님이 엄마 머리 이상하게 묶는데... 엄마 좀 예쁘게 해 봐."


아이 말을 100%다 믿지 않지만...

진짜라면 너무 부끄럽잖아 ㅠㅠ


아이 머리 묶어주기 동영상을 봐도 손가락이 안 따라주는...


새해엔 좀 더 금손 엄마가 되어보자!! 아자!!


아이 머리 잘 묶는 팁... 어린이집 선생님께 물어보면... 웃기려나...


똥손의 자존심... 아이로 인해.. 바닥을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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