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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변한다 Feb 14. 2024

작은 메모, 그 첫 시작은 가볍게

그래 글쓰기의 중요성은 알겠다. 근데 도대체 뭐부터 쓰냐고 의심어린 눈초리로 바라보는 분들에게 하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작은 메모’


김영민의 <공부란 무엇인가>에서는 작가 아이작 아이모프의 이야기가 나오는데요. 창의성에 대한 글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서는 별로 상관없어 보이는 두 생각을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하나의 생각이 아니라 두 개의 생각이 복수의 생각을 전제하고 있다는 사실이란 것입니다. 오만 가지 잡다한 생각을 다 해야 창의적일 수 있다고요. 그러려면 다양한 경험을 해야 하고 이러한 경험과 생각이 합쳐지고 용기와 유연성까지 더하면 창의성이란 게 탄생된다고요.


결국 창의적이라면 참 여러 가지 전제가 갖춰져야 합니다. 이러려면 우린 많은 준비와 노력이 필요합니다. ‘글쓰기’의 기초공사가 창의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하는 분들에게 어쩌면 이는 일종의 안도감을 주는 내용일지도 모르죠. 그래서 창의적이지 못하고 그닥 새롭지 않은 본인은 글을 쓰지 못하고, 쓸 게 없다고요. 단언컨대 ‘뭘 모르고 하는 소리다.’ 라고 냉정히 이야기해드리고 싶습니다. 본인이 창의적일 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그 때란 건 완벽하고도 절대절명의 시점 같은 건 영원히 오지 않을 수도 있고요, 그 이야기를 하는 내 마음의 소리를 잘 들어보세요. 어쩌면 쓰지 않으려고 하는 비겁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일단 작은 포스트잇에 적어서 어디든 훤히 보이는 곳에 붙여보세요. ‘나는 매일 아침 6시에 a4 1장의 글을 적어보겠다고.’ 물론 얼굴 붉히고 창피한 날들도 있을 겁니다. 아이나 배우자가 물어보기도 하겠죠. 오늘은 왜 쓰지 않았냐고. 어제 술 먹고 늦게 들어오니 오늘 글은 커녕 늦잠이나 자는 거 아니냐고. 그런 말들에 크게 동요하지 말고 뻔뻔하게 더욱 보란 듯이 동네방네 떠들고 다니세요. 나는 이래봬도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라고 여기저기 판을 키워보세요. 그럼 뭔들 쓰지 않겠는지요. 이렇게 작은 메모가 결국 여러분의 삶의 궤적을 바꿀 거라 생각합니다. 물방울 하나씩 모여 강이 되고 바다가 되듯이, 글쓰기로 변할 여러분의 인생도 마찬가지일 거라고 말씀드려봅니다. ‘작은 것부터 일단 시작하라’ 감히 말씀드린 오늘, 나도 오래간만에 아침 6시에 일어나, 어제 새벽 1시 넘어서까지 읽었던 책들을 정리하면서 끼적이고 있습니다.


팀 페리스의 <타이탄의 도구들>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세스고딘이 이런 말을 합니다. ‘우리가 가능하다면 큰 걸 고르고 싶어한다. 큰 것 속에는 숨을 곳이 많기 때문이다. 성공하고 싶다면 절대로 숨지 있지 마라. 사람들이 당신을 찾을 수 있는 장소에 항상 있어라.’ 그 작은 메모에 숨길 우리의 덩치가 아닐 거니와 그리고 우린 결국 쓰게 되어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왠 운명결정론이냐고요?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이야기하는 동물이라고 했습니다. 동물과 인간을 구별하는 건 바로 ‘이야기하는 능력’이라는 거죠. 이른바 스토리텔링이라는 게 우리의 삶 자체라는 겁니다. 작은 메모 뒤에 숨을까 말까 매일 내 안의 나와 씨름하고 있는 나를 바로 보란 말이죠. 이런 당연한 운명을 거스를 만큼 우리는 대단히 위협적으로 주체적인 무언가가 아니니 크게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만큼 글쓰기는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랍니다. 그래서 작은 메모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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