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는 엄마의 상처로 배운다
나는 글을 쓰면서도 엄마에게 상처를 입혔다.
내 첫 번째 책에는 ‘가난’이라는 단어가 곳곳에 배어 있었다. 그리고 그 말이 엄마에게 비수가 될 줄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책이 출간되었을 때 누구보다 기뻐해 주셨던 엄마는, 정작 책을 읽고 나서는 "내 치부 같아서 차마 못 읽겠다"라고 하셨다.
순간 아차 싶었다. 엄마를 먼저 생각했더라면 결코 가난이라는 말을 그렇게 쉽게 쓰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 나는 여전히 나만 아는 이기적인 자식이었다.
그 말을 들은 이후로는 엄마의 얼굴을 볼 때마다 미안함에 가슴이 미어진다. 엄마는 분명 혼자 울고, 자식에게 티 내지 않으려 눈물을 삼키고, 상처가 아물어 흉터가 되었을 때야 비로소 내게 그 말을 꺼내셨을 테니까.
하늘도 나의 불효를 깨우치려 한 것일까.
수십 년간 화장대에 붙어 있었음에도 거들떠보지 않았던 '엄마의 올해의 기도'가 눈에 들어왔다. 아빠, 동생, 그리고 나. 온통 가족을 위한 기도뿐, 엄마 자신을 위한 문장은 단 한 줄도 없었다.
그런 엄마를 생각하며 펜을 들면 눈물부터 마중 나온다.
나는 엄마에게 상처를 주고 나서야, 이제는 가난했다는 말 대신 '유복하지 않았다'라고 에둘러 적는다.
그렇게 나는 엄마의 상처를 통해 다시 만들어졌다.
그리고 평생소원이 없던 나에게 단 한 가지 소원이 생겼다면 다음 생에는 엄마가 나의 자식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그때는 엄마가 흘린 눈물만큼, 오롯이 내가 엄마를 위해 애쓰고 사랑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