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업데이트
누구나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불편해지는 기억 하나쯤은 품고 산다.
나에겐 '엄마의 내비게이션 업데이트'가 바로 그런 기억이다.
엄마 차의 내비게이션은 메모리 칩을 컴퓨터에 연결해서 업데이트해야 하는 번거로운 방식이었다. 엄마는 낯선 지역을 운전해야 하거나 화면에 업데이트 알림이 뜰 때면, 혹은 휴대폰 어플이 갑자기 먹통이 될 때면 내게 도움을 청하곤 했다.
하지만 나는 그 잦은 '업데이트' 요청이 귀찮았다.
그러던 어느 날, 엄마가 서비스센터에 가서 2만 원을 주고 내비게이션 업데이트를 해왔다고 하셨다. 그 무덤덤한 한마디는 나에게 잊지 못할 죄책감을 안겨주었다. 엄마는 이미 나에게 수없이 부탁했었기에.
나에게는 고작 10분이면 끝날 간단한 일이, 엄마에게는 하루 종일 마음을 짓누르는 지독한 숙제였던 것이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굳이 거기까지 가서 돈을 지불하고 오셨을까.
그 ‘2만 원 사건’ 이후, 나는 엄마가 불편함을 이야기하면 더 이상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설명하려 들지도 않고 곧장 엄마에게 달려간다.
예전의 엄마가 나에게 그랬듯이.
"이리 줘, 내가 해줄게."
세월이 엄마를 연약하게 만들 때마다, 이제는 내가 엄마의 그 연약한 빈틈을 채워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