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4 믿음은 없지만

by 조각사

우리 집은 기독교 집안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그건 엄마에게만 해당하는 이야기였다. 쉬어야 할 일요일을 반납하는 게 싫었던 나는 교회에 가서도 꾸벅꾸벅 졸기 일쑤였고, 도서관이나 아르바이트를 핑계로 도망칠 구실만 찾곤 했다.

우리 가족들은 모두 이기적이었다. 다들 제 살길이 바빠 필요할 때만 엄마를 찾았다. 그런 삭막함 속에서 엄마는 외로이 기댈 곳이 필요했을지 모른다.


물론 엄마의 가족, 외가 식구들은 모두 독실했고, 외삼촌이 목사님이라는 배경도 있었겠지만, 정작 한 지붕 아래 가족들의 냉담함 속에서 홀로 신앙을 지키는 건 외로운 싸움이었을 것이다.

"온 식구가 손잡고 교회 한번 가보는 게 소원이다."

엄마의 그 말속에는, 다정한 다른 가족들의 뒷모습을 보며 삼켰을 부러움이 묻어 있었다.


그 소원이 마음에 걸려, 나는 이제 엄마를 위해 교회를 나간다. 막상 해보니 큰돈이 드는 것도, 뼈를 깎는 고통도 아니었다. 고작 이것 때문에 그토록 엄마를 외롭게 했나 싶어 죄송함이 밀려왔다.

여전히 아이러니한 건, 매주 교회에 나가면서도 내게 신앙심은 생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내가 교회에 가겠다고 했을 때, 엄마의 얼굴에 번지던 그 소녀 같은 미소는 나를 움직이게 한다.


나에게 교회는 종교가 아니라 엄마의 행복이다.

비록 믿음은 없을지라도, 일주일에 한 번 엄마에게 그 확실한 행복을 안겨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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