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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한 나래쌤 Feb 02. 2024

행복한 나래쌤의 새 출발,  그리고 만난 수포자 아이들

안녕하세요? 저는 요즘 너무 행복한 나래쌤입니다. 왜 행복할까요? 아마도 하고 싶은 일을 하게 되어 그런 것 같습니다. 저는 12년간 고객센터 마케팅 총괄 매니저로 근무하다가 둘째 출산과 육아휴직 그리고 코로나로 인하여 회사를 과감히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양가 부모님이 아이를 봐주실 형편이 되지 않았기에, 저희 부부 둘이서 해결을 해야 했고, 전 회사와 육아 중 저희 아이를 택하게 되었습니다.     

 

  둘째를 임신 했을 때, 코로나가 심각했었고, 저는 제2의 인생을 이때부터 생각했었나 봅니다. 회사에서 자기계발 프로그램을 권장했었는데, 대학시절 전공 과목시간에 배웠던 아동학, 아동 심리학, 학습심리 관련 자격증을 취득했습니다. 물론, 모든 과정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서울에서 수원까지 버스, 지하철을 3번 갈아타고, 만삭의 배를 쓰다듬으며 출,퇴근 4시간 거리를 뱃속의 아이와 함께 했습니다. 다행히도 저의 이런 노고를 알았는지 아이도 뱃속에서 잘 자라 주었고, 저도 덕분에 공부하는 기회를 더 잡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아이들에 대해 공부하며 자녀에게 부모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육아휴직 기간이 끝나고 복직과 퇴사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해야 했을 때, 중요한 시기에 아이 곁에 있어주고자 퇴사를 선택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집에서 육아와 아이들에게 시달리며 나의 존재가 점점 사라지는 것 같아 우울증까지 겪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집이 영종도라서 남편도 출퇴근 거리가 4시간 이상인데, 힘든 거 알면서도 나 좀 봐달라고, 나도 힘들다고, 이렇게 집에서 박혀서 아이들만 보는 내가 너무 한심하고, 지치고 동굴 속 구렁텅이로 들어가고 있다고 많이 울었습니다. 이때가 제가 제일 힘들었던 시절이 아닐까 싶네요. 나는 에너지가 넘치고 일도 하고 싶고, 사람들과 교류도 하고 싶은데, 집에서 아이들 바라보며 퇴근하고 올 남편을 기다리며 집순이가 되어가는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비참해졌습니다.  

    

  하루는 남편과 진지하게 대화를 하게 되었고, 남편도 저의 이런 마음을 아는지 예전에 했었던 공부를 다시 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전 목표가 있고 해야 할 일을 찾아서 해야 하는 성격이기에 다시 탐색하기 시작 했습니다. 내가 무엇을 좋아했고, 어떤 걸 잘할 수 있고, 언제 행복해지는 지를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다시 밤새워 공부하고 강의 듣고 책보고 하는 시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쯤에 우연한 기회로 지인의 아이가 수학을 어려워하는데 가르쳐 줄 수 있냐는 의뢰를 받게 되었고, 선생님으로써 한발자국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무보수로 시작한 일이였는데, 아이들을 가르치는게 너무 재밌고 신이 나서 행복했습니다. 대학시절의 과외를 했던 기억을 떠올리고, 다시 수학 공부를 하며, 임신했을 때 아동심리 공부 했던 것과 접목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고 이해하고 생각하는 관점을 기르게 되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본격적인 과외를 시작하였고, 너무 예쁘고 착한 초등학생 아이들을 직접 맡아서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저의 아이들이 학교를 가고, 어린이집을 가있을 동안, 수학 전문 과외를 하게 되면서 점점 더 자신이 붙기 시작 하였고, 비로소 아이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일이 나에게 너무 잘 맞는 일이라는 것을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13년 재직한 회사에서 퇴사한 다음 삶이 송두리째 흔들렸던 저처럼, 수학을 만나고 송두리째 흔들리는 삶을 살아가는 아이들을 만났습니다. 그 아이들과 함께 수학을 공부하며 행복하게 서로의 삶을 단단하게 세워 나갔던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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