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과외를 하는 동안, 수많은 학부모님들을 만나 뵙게 되었는데, 대부분 아이들을 보니 아이가 선택해서 다니는 학습지, 학원, 공부방 등이 거의 없었습니다. 부모님이 가야 된다고 해서, 거기 다니면 성적이 오른다 해서, 주변에서 어려운 거 가르치고 좋다고 하니까 하시는 부모님들이 너무 많으셨습니다.
‘왜 아이의 입장에서는 한 번도 생각을 안 해주시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전에 13년 동안 고객센터 매니저를 하면서 어떻게 하면 ‘고객을 어떻게 만족시킬 수 있을까?’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기’가 저의 주된 업무였는데, 이걸 접목해 보기로 했습니다.
‘우리아이의 마음에 귀 기울여 준적이 있나?’ ‘우리아이는 공부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아이가 어려워하는 건 무엇일까?’ ‘아이가 원해서 학원을 간 것일까?’ 생각을 하고나니 답은 저절로 나오게 되었습니다.
내 마음에서 움직여야 공부도 스스로 하고, 하고 싶은 의지도 생기고, 아이의 마음가짐이 제일 중요하다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아이는 공부할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데, 부모님은 지금 당장 해야 돼! 지금 이것 못 따라 가면 넌 낙오자야! 누굴 닮아서 이렇게 안하는 건지... 정말.. 속상해! 이렇게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그 뒤로 공부방에 오는 아이들을 만나면 첫 시간에 아이의 상태를 위해 3종 세트를 먼저 체크 합니다.
3종 세트는 ‘학습방해 원인검사’ 와 ‘나의 꿈은 지금 어디에?’ 그리고 현 학년 수학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첫째, 학습방해 원인검사는 아이가 공부에 집중을 못하는 이유를 찾아내는 과정으로 제가 자기주도 학습과정을 공부할 때 배웠던 기법입니다. 아이가 공부하는데 있어서 왜 집중을 못하는지, 학교에서의 공부습관은 어떠한지? 혼자 공부할 때 수준은 어디라고 느끼는지? 등 스스로 체크하게 만드는 자가진단입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핸드폰을 보고 놀때가 가장 높은 점수로 나오며, ‘공부에 대한 흥미가 있다.’ 가장 낮은 점수로 나옵니다. 전 이것을 보며 어떻게 공부에 대한 흥미를 높이고, 왜 아이가 이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판단해서 상태를 진단하게 됩니다.
두 번째는 ‘나의 꿈은 지금 어디에?’ 라는 내 꿈 찾기 프로젝트입니다. 아이의 목표와 성향, 성격을 알아보는 테스트로 목표가 뚜렷하면 내가 공부하는 목적, 이루기 위한 단계 등을 알아가면서 스스로 나를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본인의 꿈이 명확한 경우가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가 왜 공부를 하는지, 내가 왜 학원을 다니고, 쳇바퀴처럼 돌아가는지 모르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아이들을 상담하다 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님이 맞벌이로 어쩔 수 없이 학원 뺑뺑이를 돌리다가 여기 학원, 저기 학원가서 시간만 보내고 오는 아이들도 많고, 왜 내가 여기를 가는지 친구가 가니까 그냥 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전 저랑 상담하는 아이들에게는 꼭 물어봅니다. “너의 꿈이 무엇이니?” 만약 없다면 하고 싶고 되고 싶은 일을 차근차근 찾아가는 단계부터 시작합니다. 제가 아이의 꿈을 완벽하게 찾아 줄 수는 없지만, 아이가 하고 싶은 일을 조금이나마 찾아 가는 길잡이를 해주려고 합니다.
세 번째는 수학 테스트입니다. 제가 가르치고 있는 과목이 수학이다 보니, 아무래도 현재 상태를 알고 파악 하는 게 제일 중요하기에,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출제 범위는 현재 배우고 있는 단계를 기준으로 연산, 서술형 문제를 적절히 섞어서 출제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서술형을 많이 어려워하고, 문맥의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는 다시 앞으로 돌아가 어디서부터 이해가 되는지, 알고 있는지를 제대로 파악하고 시작합니다.
지금 선행을 많이 한다고 해서, 그 아이가 현행을 엄청 잘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전 선행보단 현행과 서술형 문제 풀이가 훨씬 더 중요하다고 판단되기에, 대부분의 아이들은 좀 더 쉬운 단계의 문제를 시작으로 좀 더 어려운 단계로 진행합니다. 특히나 방학 때는 꼭 현 학년의 복습을 필수로 진행하고, 다음 학년으로 넘어갑니다. 이전 학년을 잘 다져놓지 않고서는 다음 학년으로 나갈 수 없기 때문이지요.
수학도 자신감입니다. 처음 시작은 어려웠으나,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마음이 생긴다면, 얼마든지 쭉쭉 뻗어 나갈 수 있는 힘이 생깁니다. 그 중에서 제일 중요한건 아이가 잘 할 수 있고, 아이의 입장에서 한 번 더 고려를 해주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봅니다. 소문에 좋은 학원 수없이 보내는 것보다, 진심으로 내 아이 마음 한번 들여다 봐주는 것이 제일 중요 합니다. “우리 아이의 마음은 과연 어디에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