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파리다바드(Faridabad)

파리다바드

by 할매

https://www.youtube.com/watch?v=r1pHFv3ubmU

(산적님이 만들어준 인도 사진 유튜브입니다)


도로를 사이에 두고 있던 칼카지 만디르 역 맞은 편의 로터스 사원 앞엔 입장하기 위한 인도인들의 행렬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아니~ 인도 사람들은 이 전쟁 폐허더미 같은 곳을 어떻게든 개선, 보완하려는 노력도

안하나봐~ 저렇게 구경이나 다니고~ 아무리 종교가 우선이라 해도 그렇지 종교 이전에 보다 나은 삶이 우선이지 않을까~ 나는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인도의 현실과, 쓰레기와 먼지가 난무한데도 그 옆에서 간식거리를 먹으며 줄을 서고 있는 인도인들을 바라보다 발길을 돌렸다. 두번째 카우치 서핑 호스트와 만나기로 약속이 돼 있던 터. 전철로 이동하기 위해 칼카지만디르 역으로 가는 동안에도 도로의 불결함은 여전했다.

찌린내와 각종 똥과 쓰레기로 범벅이 되어.


칼카지만디르 역 역시 사람들로 붐볐다. 수많은 사람들이 어디로 그렇게 오고 가는지. 인도 인구 12억(2015년 기준) 이라는 말이 절로 실감 났다. 파리다바드에 살고 있는 두번째 호스트 역시 우릴 마중나오기로 돼

있었다. 우린 만나기로 한 전철역인 바다뿌르(badapur)역까지 전철로 이동했다. (전철 노선이 파리다바드까지는 미 개설 상태). 바다뿌르역에서 호스트를 기다리는 동안 노점 음식에 도전한 울 산적 옆에서 나는 하릴없이 사람들을 구경했다. 어쩜 그리 다양한 복장, 다양한 외모의 다양한 사람들이 붐비던지. 다인종 국가라는 말이 절로 실감이 났다. 바다뿌르역 역시 사람들로 넘쳐났는데 사람들의 시선은 시종일관 외국인인 우리에게

쏟아지고 있었다. 외국인은 우리 밖에 없었거든~ 로터스 사원 역시 그랬었거든~

원숭이가 따로 없었거든~ ㅋㅋ~


드디어 만난 두번째 호스트. 그 사람을 딱 보는 순간, 나는 내심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탐욕 어린 얼굴이어서~ 사실, 산적이 카우치서핑 인도 여행 계획을 짤 때, 호스트의 프로파일(profile)과 레퍼런스(reference)에 중점을 두었었다. 수시로 호스트(host)의 사진을 보여주며 이사람 어떠냐고 묻곤 했었다. 이 촌년, 관상은

약간 느낌을 받거든~ 그런 면에선 산적은 내 의견을 조금이나마 참작해주는데, 두번째 호스트의 사진을 보며 나는 별로라 했었다. 얼굴에 탐욕심이 꽤 나타나 보여서~ 그러자 산적, 그렇게 사람 고르다간 갈 곳 없어~

라며 그 사람에게 가겠노라는 메일을 보냈었다. 탐욕은 인간사 모든 문제의 발단이 된다는 생각을 평소 하고 살던 이 촌년. 은근히 걱정했는데 막상 마주치니 더 걱정되었다.


두번째 호스트 집으로 가는 길. 바다뿌르역까지 호스트가 몰고 온 낡은 차(모닝 비슷한 차)로 파리다바드까지 가는 길은 볼거리를 많이 제공해주었다. 델리보다 더 열악한 거리의 풍경들. 넘쳐나는 쓰레기더미를 헤집으며 뭔가 찾아 먹고 있는 개떼는 물론, 돼지떼도 있었다. 소떼 역시 가는 곳마다 어슬렁 거리고 있었고. 도로엔

하수 시설이 전혀 없었는데, 흐르다 멈춰 고여있는 구정물은 더 이상 썩을 수 없을 때까지 썩은 듯,

시풀등등한 색으로 변해 도롯가에서 악취를 풍겨대고 있었다. 쓰레기 더미에서 흘러나와 푸르딩딩 썩어있는 구정물과 생활하수가 고여있는 도로변에 움막을 치고 살고 있는 사람들과 노점상들. 그 노점에서 무언가

사 먹고 있는 사람들. 그나마 포장된 1차선 옆으로는 들이마시면 바로 병이 날 것 같은 더러운 흙먼지가

날리는 가운데 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오토릭샤와 차량들이 뒤엉켜 수시로 경적을 울리며 도로를 질주했다. 그런가하면, 햇빛에 말리려고 사람 손으로 주물러 만든 원반형 소똥이 도로가에 수북이 쌓여 있기도 했다.


드디어 두번째 호스트가 사는 파리다바드.

비좁은 도로 양쪽엔 두세평 정도의 시멘트 상점들이 즐비했다. 파리다바드의 시장통. 뉴델리 남쪽의 파리다바드는 공업도시여서인지 대장간도 보이며 어딘지 활기차고 역동적이었다.

상설 시장인 시장통 입구 가게에선 결혼 축하연 때 연주하는 듯한 축하 밴드가 연습중이었다. 두서너명으로 구성된 악단으로 결혼식 때 쓰는 듯한 마차도 옆에 있었다. 우리나라 도로의 1차선보다는 약간 넓은 도로

양쪽의 상점들은 대부분 단층이었다. 좁은 도로 양쪽엔 그나마 생활 하수가 흘러가는 시멘트 도랑이

있었다. 덮개가 없는~ 문제는 아무데나 버려지는 쓰레기가 그 도랑을 수시로 막고 있었다는 거. 그런데다

통행량은 많은데 도로가 워낙 좁아 서로 먼저 가려고 계속 경적을 울려댔다. 상설 시장통은 말 그대로

교통 지옥이었다. 사이드 밀러를 아예 접어버린 차와 릭샤들에게선 끊임없는 경적음이 울렸다. 그곳은 사람만 다니는 인도가 따로 없어서 사람과 릭샤와 차량과 소, 개, 돼지들이 뒤엉켜 지옥을 방불케하는

아수라장이었다.


미로 같은 골목을 몇개 끼고 돌아 드디어 모닝차 한대 겨우 들락거릴만한 골목 어구에 있는 호스트의 집.

다닥다닥 붙은 전형적인 서민들의 주택 단지였다. 대부분이 시멘트 건물이었고 높아봐야 한국식으로 3층

미만의 집들이었다. 가구라곤 침대와 탁자, 신께 드리는 의식용 소품이 전부라고 해도 좋을 실내였다. 문제는 내가 우려했던 대로 호스트는 취조 아닌 취조를 했다. 우리에게서 뭔가를 계속 얻어내고자 했다. 결국 세계

각국의 돈 모으기가 취미라며 우리가 가지고 갔던 몇푼 안되는 중국 화폐와 동전 몇개를 그는 손에 쥐게

되었다. 그리고나서도 그는 계속 우리의 여행 일정에 영향력을 끼치려 들었다. 결국 다음날 우리와 함께

여기저기 들르기로 약속을 받아내고서야 우릴 놓아 주었다.


우린 자유로워지자 호스트 집으로 오며 봤던 시장으로 갔다. 호스트의 딸과, 그 집 이층에서 아빠와 단둘이

세 들어 살던 십대 소녀와 함께였다. 시장통 노점에서 파는 계란 껍질 같이 얇은 음식(빠니뿌리)을 그 소녀들은 먹고 싶어했다. 그걸 사주며 한개 먹어보려던 나는 식욕이 싹 가심을 느꼈다. 속이 텅 빈 그 과자에 부어주는 소스가 도로변에 고여 썩어가던 시풀등등한 색과 너무나 흡사해서~ 한참을 망설이다 내키지 않는 가운데

한개를 먹어봤다. 맛도 별로였다. 헌데 소녀들은 맛있는지 연거푸 몇개를 더 먹었다. 우리는 시장통의 북새통 인파와 차량과 소음에 떠밀려다니다 그냥 숙소로 돌아오고 말았다.


이윽고 저녁 식사 시간이 되어 호스트의 부인이 가지고 온 짜파띠와 소스, 짜이 한잔으로 대충 허기를 달랜 우리는 자기 위해 이층의 좀 더 넓은 방으로 올라갔다. 헌데, ....

다음에...






빠니뿌리







짜빠띠와 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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