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rajkund 축제장
https://www.youtube.com/watch?v=r90aoGq4NBc
(산적님이 만들어준 인도 사진 모음입니다)
애들이건 주인이건 그 똥천지, 먼지 구덕인 바깥을 활보하던 슬리퍼를 신고 시멘트 바닥으로 돼 있던 방까지 들락거렸는데, 빗자루로 바닥을 한번 쓰윽 쓸어낸 호스트는 거기에 이불을 깔아주며 울 산적에게 잘 자라고 했다. 나는 여자라고 방 한켠에 놓여있던 싱글 침대에서 자는 특권을 주고서. 차디 찬 시멘트 바닥에서 자야했던 울 산적. 어쩌겠어~ 자청했던 여행길이자 고행길인데~ 헐헐~ 그러니 내가 잠이 오겠냐고~ 아~ 그립다~ 델리에서의 크고 고급스럽던 방이~ 인도에서의 3일째 밤이 이렇게 가는고나~ 하니 잠이 와야지 원~ 울 산적은 이내 잠에 곯아떨어져 드르렁 거리는데~ 새벽 1시가 넘었는데도 뭔 놈의 오토바이는 그리도 싸돌아 다니는지~ 경적까지 울려대며~
사이렌 소리, 개 짖는 소리, 조금만 뒤척여도 삐걱거리는 침대 소리에 숨 죽이며 누워 있다 겨우 잠이 들었는데 이건 또 뭔 소리야~ 이상한 큰 소리에 퍼뜩 깨니, 알라신인가 슬람신인가 하는 새벽을 알리는 이슬람 사원의 노래소리였다. 파동 치는 높낮이로 연이어서 아아아아아~ 해 대는 이슬람 노래 소리. 시계를 보니
새벽 5시 반이었다. 어쩔 것이냐~ 인도인 것을~
일어났다. 부피를 줄이려고 알맹이만 가져 갔던 컵라면 2개로 조반을 해결한 우리. 10시 반에 호스트와 집을 나섰는데, 4일쨋 날 하루 내내 고행길이 될 줄이야~ 어제 갔던 시장통이 아닌 다른 곳으로 차를 몰고 간 호스트. 남성복만 파는 제법 큰 가게로 안내하더니 기어이 마음에도 없는 바지 하나를 사게 만들었다. 그리곤 내 스카프를 사게 해준다며 인도 여인들의 사리 파는 가게로 끌고가 또 스카프 하나 사게 만들고, 핸드폰 개통시켜 준다며 이동 통신 핸드폰 가게로 우릴 데려 갔다. 결국 델리에서 500루피 주고 샀던 유심칩은 무용지물. 다시 복잡한 절차를 거쳐 400루피 주고 또 다른 유심칩으로 갈아 끼웠는데, 오후 늦게서야 개통된단다.
소문으로 듣기엔 인도가 IT 강국이라 했는데 막상 들렀던 핸드폰 가게는 우리나라 청계천 전자 상가의 80년대 수준에도 못 미쳤다. 컴퓨터 2대와 구닥다리 프린터기 1대, 그외 두서너 개의 볼품 없는 장비가 고작이었다. 그러니 비싼 돈 들여 유심칩을 갈아 끼운다 해도 뻔 할 노릇. 범용 기능 사용 수준으로 개통되는~ 그렇다고
우리나라 처럼 전국 곳곳에 핸드폰 중계기가 서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는데~ 웬수놈의 유심칩 때문에 두어시간 허비한 우리를 호스트는 자기 사무실로 끌고 갔다.
컴퓨터 사무실 오너라고 자길 소개했던 터라 은근히 나는 기대하고 따라갔는데, Oh My God~~ 그의 사무실 역시 두세평 정도의 좁은 공간. 크고 작은 테이블 1개씩과 화면이 정지된 도스형 컴퓨터 앞에 앉아 있던
사무실 남자 직원 한명. 오너인 그는 큰 탁자 위에 구형 노트북 1대를 놓고 있었다. 구석지엔 우리나라 고물상에서 몇년 째 방치되며 굴러다녔을 법한 두꺼운 컴퓨터 본채 몇 개가 쌓여 있을 뿐. 좁아 터진 사무실에 뭔
놈의 책장은 한면 전체를 차지하고 있는지 원~ 책 몇권이 아무렇게나 꽂혀져 있던데~
더욱 가관인 건, 그의 친구라며 3명이 들이닥치더니 이어 2명, 또 한명이 들어오는데 마지막 들어온 친구는 사두 타입의 옷차림. 우리나라 식의 도인 행세하는 사람 같아보이던 친구. 우리까지 합해 도합 열명이 접이식 철제 의자와 소파에 다닥다닥 붙어 앉았으니, 컴퓨터 사무실인지 인간 콩나물 시루인지 분간이 안 될 지경.
그렇게 친구들과 한참 설레발 치던 호스트. 문득 생각 난 듯 우리를 태우고 어딘가로 열심히 차를 몰았는데, 이미 지칠대로 지쳐 버린 나는 차에 앉자마자 잠이 솔솔~ 쏟아지는 내 잠을 쫒으려는 듯, 호스트는 차 음악을 크게 틀고 노래를 부르는가 하면 갑자기 환호성을 질러대기도 하며 다다른 곳.
수라지 쿤드 축제장. 여긴 또 어디여~ 왜 또 들르는거야~ 생기려는 불평의 마음을 꼭꼭 눌러 참고 끌고 다니는대로 이리저리 휘둘렸다. 다양한 복장을 한 춤꾼들과 각종 민속 공예품과 토속 음식 부스들이 가득했던 축제장. 여기저기 마을 단위로 참가한 듯 했다. 춤추고 노래하고 먹고 마시고 하던 꽤 넓은 맨 땅 허허벌판에 마련된 축제장. 결국 그곳에서 두세시간 소요했다. 덕분에 구경은 잘 했지만서두~ ㅎㅎ. 고급틱해 뵈는 깔개 하나 사 주고 그곳을 겨우 빠져 나왔는데, 집으로 향하다 또 들른 곳. 주유소에서 그의 차에 기름을 만땅 채워
주었다.
귀가 도중, 우릴 또 데리고 들어간 빵집에서 우린 빵까지 사줘야 했다. 그리고 또 다시 그의 사무실로 우릴 데려간 그는 자기는 할 일이 있다며, 정지된 컴퓨터 화면만 보고 있던 그의 사무실 직원에게 우릴 인계했다.
함께 릭샤 타고 그의 집까지 우릴 데려다 주라며. 직원과 함께 집 근처에 도착하여 미로 같은 골목길에서 헤매다 겨우 그의 집 발견. 집에 들어가 선물 보따리를 그의 부인에게 건네주자 그때서야 밝은 표정을 보이던 그의 아내. 아침에 집을 나선지 8군데를 들러서야 겨우 집에 도착했던 우리는 비스킷 몇개로 대충 저녁 식사를 때우고 그의 아들 딸의 재롱을 보며 두어시간 더 보내다 잠이 들었다.
헌데, 저녁 9시 반쯤 귀가한 호스트, 우릴 깨웠다. 그때까지도 우리 핸드폰은 여전히 불통. 통화는 고사하고 지도와 메일 검색만 가능해도 좋으련만~ 단잠을 깨우는 통에 부시시 일어난 울 산적, 그에게 불려가 겨우
산적 핸드폰만 개통되었다. 지도와 메일 검색 가능한 정도로만. 그때부터 내 핸드폰은 사진기로 전락했고.
그것만이라도 어디냐며 우린 정말 고맙게 여겼다.
그러다 잠자리에 들었는데 뭔 놈의 개들은 그리도 짖어대는지 원~ 낮엔 사람들을 슬슬 피해다니며 그렇게도 순종적이며 잠만 자던 녀석들이~흐휴~ 인도의 개들은 우리나라 애완견처럼 작은 체구가 절대 아니다.
영국 귀족들이 사냥 나갈 때 데리고 다니던 코리종인가 뭔가 하는 몸집 큰 개들이 주종이다.
그놈들이 싸워대는 소리란~ 흐휴~
좌우지간, 2월 10일 화요일, 5일째 아침. 나는 드디어 설사병에 걸리고 말았으니~
수라지 쿤드 축제장에서
춤추는 소년
길거리 음식 먹는
산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