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락시만 줄라

락시만 줄라

by 할매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올렸는데 사진 축소 방법 미숙지로 산적님이 안보이시네요. 죄송합니다~)


Rishkesh2

(산적님이 만들어주신 인도 사진모음입니다)


딱 그 지점에 어떤 분이 서 계셨다. 직감이 왔다. 우리를 위해 게스트 하우스를 예약해 주신 분이란 걸.

릭샤에서 내리는 순간 우린 그렇게 서로를 알아 봤다. 초면인데도~ 한국인은 우리 밖에 없었으니까~

가볍게 인사 나눈 뒤 그분의 뒤를 따르다 보니, 어떻게 오라는 설명을 해 줄 수 없었음이 수긍이 갔다. 이정표 삼을 만한 큰 건물 하나 없는 미로 같은 골목길이었으니까. 그분의 안내로 지은 지 불과 얼마 안 된,

게스트하우스(Guest house)의 깨끗한 방에서 우린 여행 6일째의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다.


여행 1주일째, 날 밝아 가볍게 조반을 해결한 우린 그분의 안내로 리시케시(Rishikesh)의 여기저기를 둘러 보았다. 다리를 의미하는 '줄라' 라는 이름이 붙은 락시만 줄라(Lakshman Jhula)도 건넜다. 다리 초입, 다리를 잡아주는 다리 위의 높은 선 위에 앉아 관광객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원숭이들을 보며 건너는 다리 아래로는 갠지즈 강물이 시퍼렇게 흐르고 있었다. 갠지즈 강은 일명, 'GAN GA(강가)' 라고도 불린다.


우린 그분과 함께 관광 특구화(Special tourist zone) 되어 있는 것 같은 리시케시의 상점 골목길을 따라

걷다가 강변로로 접어 들어 모래 사장으로 내려섰다. 갠지즈 강폭은 우리나라 한강 보다는 좁아 보였지만

듬성듬성한 큰바위들 사이로 모래 사장이 제법 형성 돼 있었다. 모래 입자가 아주 작은 미세 모래여서 그런지 발바닥에 닿는 감촉이 아주 부드러웠다. 외국인, 내국인 할 것 없이 리시케시에서 발가락 슬리퍼를 신고 다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 고운 모래를 맨발로 밟지 않으면 웬지 억울할 것만 같은~


해외 여행도 많이 다니지만 주로 한국과 인도에서 생활하시는 그분과 우린 강가의 부드러운 모래톱에 발을

담그고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울 산적은 그 성스럽다는 강물에 몸도 담글 수 있었고~ 오토바이도 자유롭게 넘나드는 락시만 줄라 아래로는 강폭이 약간 더 넓어지는 곳에 또 다른 다리 하나가 길게 갠지즈 강을 가로지르고 있었다. 그 다리 아래쪽 강변엔 크고 작은 사원들이 있었는데 사람이 죽으면 그곳 어느 사원 앞에서 화장을 한다 했다.


인도의 날씨는 비교적 따뜻한 편이어서 사람이 죽으면 하루 만에 화장한단다. 천으로 사체를 감싸서 장작더미 위에 놓고 불을 지르는데, 어느날 그분은 그 현장을 적나라하게 지켜 봤다고 했다. 어느 중년 여인의 사체였는데 불길이 거세지자 갑자기 '펑' 하는 소리가 나더니, 천이 이미 타 버린 사체 복부 위로 창자가 하얀 거품처럼 끓어오르더니 이내 시커멓게 타들어 가더라는 것이었다. 끓어오르던 창자가 마치 하얀 순대처럼 보이더라며~ 한줌의 재로 변해버린 이름 모를 여인. 그분의 이야기를 들으며, 육신을 가진 우리 인간 모두의 끝 모습이 아닐런지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우린 그분이 사 준, '짜왈' 이라는 인도식 밥을 점심으로 얻어 먹고 오후 4시경 사원으로 나갔다. 촛불 밝히고 노래하며 경배하는 사원의 종교의식인 '푸나 의식' 을 보기 위해. 리시케시의 좁다란 강변로엔 많은 외국인들이 돌아다녔는데, 갠지즈 강변 사원 앞, 물가에서 치러지는 푸나의식에도 우린 스스럼없이 동참했다. 인도인들의 기도 의식은 일상화 되어있다. 쓰레기 곁이건 시궁창 곁이건 개의치 않는다. 그래서인지 까무잡잡한 피부에 큰 눈망울을 부리부리 굴리면서도 화를 내는 인도인은 보지 못했다.


날 바뀐 13일의 금요일, 여행 8일째를 맞아 우린 아침 8시경 '와시스트 케이브'로 출발했다. 동굴을 의미하는 '케이브(Cave)'는 인도어로 '굿빠' 라고 했다. 우리가 혹시 길을 잃어버릴까봐 힌디어로 '와시스트 굿빠' 와 전화번호까지 착실히 적어주신 그분의 메모지를 들고 우린 버스에 올라 탔다.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구불구불 흐르는 갠지즈 강을 따라 거슬러 올라가는 고물 버스. 도로변에 많은 원숭이들이 보이는 가운데 히말라야 산길을 달리는 버스와 그 좁은 산길에서도 앞차를 추월하는 인도의 아슬아슬한 곡예 운전자들. 인도의 영업용 차들은 한결같이 낡은 차들이다. 우리나라 폐차장에 몇년씩 방치되고 있었던 것 같은 차들, 그러면서도 잘도 굴러간다.

인도의 도로에는 중앙선이 없는데, 중앙선도 없는 2차선 산악도로를 어찌나 텅텅거리며 질주하던지, 갑자기 텅 하는 바람에 제일 뒷 좌석에 산적과 나란히 앉아 가던 나는 붕~ 떠올라 팽개쳐지고 말았으니...


인도 할아버지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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