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시크교 사원과 방글라사히브

시크교 사원과 방글라사히브

by 할매

Bangla Sahib

(산적님이 만들어 주신 인도 사진 모음입니다)


'방글라 사히브'는 '구루(쉽게 말해 '스님')의 집' 이라는 뜻의 시크교 사원이다. 그곳에 들어가려면 남녀 불문코 모두 신발을 벗고 머리는 감춰야 한다. 시크교 남자들은 아예 터번을 머리에 칭칭 감아매고 다니는데,

귀까지 눌러 쓰는 걸 보곤 답답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잘 안 들릴건데~ 하고.

사원 입구엔 아예 신발 보관소가 있어 벗은 신발을 번호표와 교환하여 준다. 사원 입구에는 얕은 물수조가

있어 맨발을 물에 적시고 들어가야 한다. 일종의 발을 씻는 의식. 맨발로 계단을 올라가 사원 안으로 들어서면 우리나라 법당의 대웅전 같은 곳에 시크교주의 시신함이 놓여 있다. 화려한 색깔의 대리석과 금,은 등 보석으로 치장한 사각형의 룸에 안치되어 있는 시신함. 그 시신함 주위로는 서열 높은 연로한 시크교도들이 좌선하여 죽 앉아 있다. 룸 앞 면은 참배객들에게 내 주고. 참배객들은 그곳에 자기가 내고 싶은 만큼의 시주돈을 내고 꿇어 엎드려 머리를 조아려댄다.


떠밀려 가며 끝없이 이어지는 참배객. 참배가 끝나면 대형 식당으로 간다. 가구 하나 없는 대형홀엔 찬 바닥에 그저 기다란 헝겊 만이 죽 깔려 있다. 홀 들어가기 전 받은 식기(군용 식기 같이 두서너개 홈이 파인 스텐

그릇)를 앞에 놓고 앉아 있으면 자원 봉사자들이 그릇에 음식을 퍼주고 다닌다. 짜파띠 담당은 짜파띠만,

소스 담당은 소스만~ 짜파띠는 원하면 더 준다. 소스 2종류와 짜파띠 한두장, 그리고 물이 식사의 전부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걸 먹기 위해 기나긴 줄을 선다. 대형 식당 옆엔 대형 주방이 있는데 차디찬 시멘트 바닥에 앉은 자원 봉사자들이 끝없이 음식 재료들을 손질한다. 대형 주방의 대형 화로 위의 대형 용기에선 계속해서 소스와 짜파띠가 만들어진다.


우리나라 천주교에선 '얻어 먹을 힘만 있어도 주님의 은총입니다' 라며 사람들에게 점심 한끼 그것도 한시적, 한정적으로 주지만, 시크교 사원에선 하루 세끼 무제한으로 제공한다. 다만, 식사 시간 때만~ 그것도 순전히 자원 봉사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음식으로~ 헌데 인도는 부자들이 자원봉사를 많이 한다. 우리나라와는 봉사 개념 자체가 다른 듯 했다.

우리나라 식의 솥단지라고 여겨지는 대형 요리 그릇은 성인들의 목욕탕 만큼이나 크다. 나는 그게 너무

신기해서 사진 찍어 뒀었다. 인도 가기 전, 인도 관련 책들을 훑어볼 때, 인도인들은 손으로 요리를 먹는다고 되어 있지만 가서보니 숟가락도 많이 사용했다. 짜파띠를 찢어 소스를 찍어 먹을 땐 그마저도

무용지물이었지만~


방글라사히브의 구석구석을 우리에게 구경시켜 준 인도인 뿌리는 아무 대가 없이 사람들에게 봉사한다는

시크교리의 철저한 이행자가 되어 산적이 이용하려던 ATM(현금 인출기) 이용도 도와주고, 사원에서의 점심도 빈약했다며 고급 레스토랑에 데려가 비싼 중국 음식도 대접해주었다. 우리가 하려던 계산을 자꾸만 제지시키고 선수 쳐가며~ 그렇게 10일째의 인도 여행은 일일 시크교도가 되어 보낸 셈이었다.


숙소로 돌아온 그날 저녁, 호스트와 우린 일하러 나간 호스트의 아내가 러시아에서 인기를 누릴 때의 공연물을 보며 밤을 맞이했다. 러시아의 수많은 청중들 앞에서 멋들어진 노래를 불러대던 그의 아내.

와우~ 대단했다. 저녁 9시 넘어서야 되돌아온 배낭족 두 청년은 그날 여행했던 일화들을 호스트와 신나게 떠들어대며 즐거워 했다. 우린 내일 여정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여행 11일째인 월요일 아침, 새벽 4시부터 변소에 들락거리던 산적과 나는 6시 조금 넘어 그집을 조용히 빠져 나왔다. 아그라로 가기 위해. 헌데 문제는 전날 검색할 땐 남아돌던 기차표가 매진으로 나오더라는 것.

그래도 일단 가보기로 하고 전철로 이동했다. 일단 라지파트 나가르역에서 내린 우리들. 니자무딘 기차역까지 전철이 연결돼 있지 않아 니자무딘까지 도보로 이동했다. '맵스미' 스마트폰 지도로는 약 1Km 남짓이어서

시간도 널널하고 릭샤비도 아낄 겸해서 걸어 갔는데, 엄마야 이걸 어째~

다음에...





방글라 사히브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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