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아그라행 기차

아그라행 기차

by 할매

To Agra

(산적님이 만들어 준 인도 사진 모음입니다)


니자무딘역 방향으로 대로(大路)가 있고, 나란히 한적한 작은 길이 있어서 같은 방향이겠거니 하고 별 생각없이 그 길로 접어 들었다. 한참 걷다보니 철로가 나오고, 길은 점점 좁아져 미로가 되고, 주변의 분위기 또한 심상치 않았다. 쓰레기와 개떼들, 똥도 보이면서~

갈수록 빈민촌이 깊어지고 있었던 것. 가다가 길 묻기를 두세번. 가도가도 나타나지 않는 큰 도로.

마치 인디아나 존스에서 혼잡한 시장통을 피해 미로 같은 골목길로 접어든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였다.

당황하여 어쩔 줄 몰라 하던 차. 때마침 지나가던 싸이클 릭샤. 우린 그 싸이클 릭샤를 냉큼 잡아 탔다.

인도 여행 11일째 처음 타 본 싸이클 릭샤.

우릴 태운 릭샤꾼은 가녀릴 정도로 여윈 남자였다. 빈민가를 금방 벗어나더니 제법 깨끗한 주택가를 지나

대로로 나섰다. 약간 경사진 오르막길. 일어선 자세로 릭샤 바퀴를 굴려대는 릭샤꾼의 힘 겨운 심장 박동(heartbeat)이 그대로 내게 전해져 왔다. 바로 뒤에 앉아 그 모습을 보자니, 급가속 되며 펌프질해대는

릭샤꾼 심장의 고통이 전이(轉移 = 옮김)되어 뛰어 내리고 싶을 정도였다.


릭샤꾼은 그렇게 생명 유지를 위한 고행의 삶을 살고 있었다. 오토 릭샤야 가만히 앉아 운전만 하면 그만이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니자무딘역에 도착해보니 시간은 어느새 8시. 아침 6시 15분에 출발, 전철 탄 시간

사오십분. 그러니 도보로 4,50분 가량을 헤맨 셈. 누룽지 한쪽 씹어먹은 게 전부였던 아침 식사였었다.

그것도 산적만~ 나는 그냥 굶었었고.

기실, 따지고 보면 싸이클 릭샤꾼이나 우리나 고행자(Ascetic)인 셈. 방법만 달랐을 뿐.


아무튼, 아그라행 기차표를 샀는데 열차 번호도 없던 기차표. 매표원에게 물었더니 무조건 5번 플랫폼에서 타란다. 그런데 8시 35분발이라던 기차가 왜 안 떠나~ 가만 보니, 여기저기 열차에서 내려 양치질 하는 인도인들. 아마 밤새 달려온 기차와 승객들인 듯 싶었다. 인도는 우리나라 33배의 광대한 국토 면적을 가진 나라다. 그러니 기차에서 아침을 맞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 듯 싶었다.

인도 열차는 좌석 위에 좌석이 있어 언제든 침대로 사용할 수 있는 이층 구조였었다. 헌데 그 열차는 좌석이

3층 구조로 되어 있었다. 맨 아래 좌석 등받이를 들어올리면 또 하나의 침대칸이 되는 셈. 좌석은 차창과

직각으로 놓여있어 마주 보고 앉게 배치되어 있었다. 기차 통로 반대편에 앉아있던 우리. 통로 맞은 편 좌석에 어떤 중년의 인도인 부부가 들어와 앉게 되었는데, 부부싸움을 했는지 여인의 얼굴에 심통이 잔뜩 배어 있었다. 남편의 말에도 대꾸도 않고.

문제는, 나중에 또 다른 어떤 인도인 가족 4명이 표를 들고 와선 그 좌석이 맞다며 심통 나 있는 여인을 보며 재차 삼차 확인. 웃기는 것은 그 심통 나 있던 여인, 모른체 다리 쫙 펴고 앉더니, 아예 그 좌석에 벌러덩 누워버렸다. 그러자, 그 가족은 여인이 누워버린 맞은 편 좌석에 3명이 앉고 1명은 어딘가로 가버렸다. 인도다운 모습이었다. 뻔뻔한 인도인들. ㅎㅎㅎ

책에서도 읽었었다. 인도인들은 때론 적반하장 식의 뻔뻔함을 보인다 했었다. 크크크~


그렇게 아그라행 열차를 타고 가는데 철로 주변에 웬 태양열 설비가 그렇게도 즐비한지~ 그것도 흙먼지 탱탱 뒤집어 쓰고서~ 과연 태양열을 받아 전기를 집적(集積 = 모아 쌓음)할 수 있을까 싶은~

뿐만 아니라 컨테이너도 즐비했다. 부두의 선적 물량 같은~ 그뿐이게~ 철로 주변에 산적한 쓰레기 더미.

인도 철길은 어딜 가나 쓰레기 투성이다. 그럴 수 밖에~ 기차 탄 승객들의 쓰레기통은 차창 밖이었다.

뭐든 버릴 게 있으면 차창 밖으로 휙 내던진다. 심지어 아기 기저귀까지~ 흐헤헤~


더욱 가관인 건, 그 쓰레기를 뒤져 먹고 사는 돼지들이 배를 채운 뒤였는지 그 쓰레기 더미 위에서 교미를 하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철로변의 광범위한 쓰레기 단지에서 무사태평하게 아이들이 뛰어 놀았다. 더더욱 재밌는 것은, 철로변에 쪼그리고 앉아 지나가는 기차를 보며 한가롭게 똥 싸는 인도 남자들.

그것도 고추며 호두알이 그대로 노출된 채~ 에그머니나~ 헐헐~

헌데, 그 진기한 구경값인 듯, 거금 170루피를 뺐기는 신세가 됐으니~

다음에....



화, 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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