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학폭위가 열린 날>
학교는 아이들을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어 일렬로 세워 놓았다.
아이들은 말없이 서서 서로의 눈빛을 피했고, 서툰 사과만이 공기 중을 맴돌았다.
감정이 엉겨 붙은 회의실의 공기는 한없이 무겁게 내려앉았다.
회의의 분위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되어 있었다.
누군가의 목소리는 떨렸고,
누군가의 눈빛은 억울함과 분노로 흔들렸다.
그리고 나는 그 자리에서 문득 깨달았다.
아이들보다 더 감정적인 존재는,
다름 아닌 어른들이라는 것을.
그들은 끓어오르는 화를 숨기지 못했고,
아이들을 쉽게 판단하고, 단정하며, 예측했다.
고개를 숙인 아이들의 앞에서
그들은 마치 다시는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듯,
차가운 눈빛으로 판단을 내렸다.
그저 ‘가해자’라는 낙인만을 빠르게 새기려는 듯 보였다.
그런 어른들 사이에서,
나는 너를 지켜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살다 보면 누구나 크고 작은 실수를 한다.
중요한 건 그 실수를 뉘우치고,
그때보다 조금 나아진 사람이 되어가는 일이다.
나는 네가 그런 사람으로 자라가 길 바란다.
넘어질 수 있지만, 다시 일어나는 힘을 가진 사람.
잘못을 부끄러워할 줄 알지만,
그 부끄러움에 머무르지 않고
조금씩 나아지는 너 자신을 믿을 수 있는 사람.
오늘 너에게 보인 어른들의 모습은
엄마가 너에게 가장 보여주고 싶지 않았던,
어른들의 어리석고도 부끄러운 모습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