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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유언장 작가의 말, 해설본

by 이 원

안녕하세요

자아유언장 연재를 끝마친 이원이라고 합니다.

우선 저의 첫 작품을 끝내게 되어 기쁘고,

항상 응원해 주신 독자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자아유언장은 정말 난해한 작품이었는데요,

시점도 왔다 갔다 하고

알 수 없는 비유표현이 지배적이었던 터라

자아유언장의 메시지가 잘 전달되지 못한 것 같아

매우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래서 완결을 맞아서 해설본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작중에서 등장하는 김진우(나, 그)는 정말 부러울 것 하나 없는 사람입니다. 남들의 눈에는 말이죠.

그는 자신의 가정파탄이 늘 자신의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사회가 정한 행복을 따르려 했죠

이를 테면, 권력. 돈. 그리고 사랑 말입니다.

그는 이뤘습니다.

물론 사랑을 얻는 과정에서는 엄청난 고난이 있었지만

(자살소동도 함)

그래도 쟁취했죠.

그는 행복했을까요?

전혀요.

그는 오히려 더 밑바닥까지 추락했습니다.

그가 구원자라고 믿던 그 여자(자살시도 했을 때 구해준)는

유학 가자마자 바람을 피우고 또 들켜서 진우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또 한 번 남기죠.

아무튼 그렇게 허송세월 보내던 중에,

일련의 과정 속에서 우연히 그의 진짜 구원자를 만나게 되어

그녀와 행복하게 살기 위해 노력합니다.

그러나 진우는 이미 사회에게 가스라이팅 당한 지 오래였죠

구원자의 말은 들리지도 않았고.

사회의 치욕스러운 가치와

인간이 무조건 추구해야 할 가치 속에서

진우와 구원자(그의 아내)는 다투게 되고

그는 결국 그의 손으로 구원자를 죽이기까지 이릅니다.

물론 정황상 자살로 결론 나게 되어

감옥에 가지는 않았지만 그는 영원한 감옥에 갇히게 되죠

구원자가 죽고 나서야

그의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고

그게 그를 엄청나게 괴롭히며 자아를 분열하게 됩니다.

딸아이는 엄마를 잃은 상실과 무능한 그의 경제력에서

결국 죽게 되죠.

이 과정에서 그는 더더욱 무너집니다.

중간중간 등장하는 그의 딸목소리의 순진함이

그와 여러분을 더 힘들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진우는 히키코모리가 되어서 직장에서 잘렸고,

사회에서의 위치는 밑바닥까지 추락합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자신의 참회록인

자아유언장을 집필하게 되고

그의 능력이 편집장에 눈에 띄어

자택근무하는 작가로 겨우 연명하며 살아갑니다.

그렇게 6개월간 죽은 채 살다가

자아유언장이 완결까지 한 편 남은 때

그는 결국 수치심을 이기지 못합니다.

자신은 사회에서도, 가장으로서도, 그리고

인간으로서도 머저리임을 깨닫게 돼서요.

그렇게 연재 마지막날 하루 전

편집장과 밤새 술을 마시며 최종화의 내용이 나옵니다.

그는 울분을 토하고, 편집장은 그를 진심으로 위로합니다.

그러나 그는 그것조차 자신을 비웃는다 생각했고.

더 이상 그 수치심을 견디기 힘들어서

자아유언장의 최종화의 원고를 책상 위에 남겨두고

안방에서 숨진 채 발견됩니다.


어떤 게 느껴지시나요.

인간의 행복의 모순이? 아니면 사회가치의 모순이.

그 어떤 것도 아닙니다.

제가 이 작품을 통해 여러분께 전달드리고 싶었던 메시지는

그 어떤 것도 연연하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살라는 뜻입니다


여러분이 부자가 되는 것이 일생일대의 목표라면 그렇게 사시면 됩니다.

여러분이 서울대에 가는 것이 최종 목표라면 열심히 공부만 하셔도 됩니다. 10수를 하더라도 괜찮습니다


여러분이 “정말로” 원하신다면요.


우리는 때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잊고 삽니다.

사회가 강요한 가치.

그 속에서 행복해져야만 한다는 생각을 하면서요.

요컨대, 소확행 말고, 인생 자체를 행복하게 사시라는 뜻입니다.

그게 고통 없이 사는 것이라고 단정 짓지는 않습니다.

일이 즐겁다면, 일만 하며 사시는 것이 정답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해야만 해서 하고 있다”면

우리는 종국에 그것을 위해 달려왔던 자신을

결국 비난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니 누구보다 따뜻하신 여러분께 바랍니다.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사시길!


작가 이원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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