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째 손님

깃발

by 이 원

깃발은

공기 속을 떠돌며

보이지 않는 선 위에 그림자를 남긴다.


나는 손끝으로

그 떨림을 더듬는다.

바람은 말을 잃고

시간은 접히고 펼쳐진다.


빛과 어둠 사이,

색과 색 사이,

모든 흔들림이 내 안으로 스며든다.


깃발은 속삭이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듣는다.

숨결과 먼 길의 울림,

기억과 존재가 뒤엉킨 소리를.


나는 깃발 아래 서서

나와 세계를 재고

시간의 무게와 바람의 심장을 느낀다.


깃발은 끝없이 흔들리고,

나는 그 흔들림 속에서 나를 찾는다.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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