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한 번째 손님

소주

by 이 원

그 작은 원 속에

흰 불빛이 일렁인다.

누군가의 숨이 잠깐 머물다 간 듯

표면이 잔잔하게 흔들린다.


나는 그것을 들여다본다.


내 안의 고요가 뒤집히고

눈썹 끝이 서늘해진다.


뚜껑은 원래

쓰레기통에 버려져야 할 금속인데

오늘은 잔이 되고

잠시의 위로가 된다.


너는 어디쯤 앉아 있을까,

이 작은 술빛에도 얼굴이 겹친다.

마시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겠지.

그러나 빈 뚜껑 안에

나는 한동안 머무른다.


깊은 우물에 갇힌 금붕어를 보며.

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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