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 지급 늦추며 낸 이자, 취득가액에 포함될까?

양도소득세 부과처분 취소 판결 분석

by 김미래 변호사

부동산이나 주식 등을 거래할 때, 자금 사정으로 인해 매도인과 합의하여 잔금 지급일을 미루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때 잔금을 늦게 주는 대신 추가로 지급하기로 한 '이자' 성격의 금액은 나중에 양도소득세를 계산할 때 '취득가액'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취득가액으로 인정받으면 그만큼 양도차익이 줄어들어 세금을 아길 수 있지만, 과세관청은 이를 '지연손해금'으로 보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오늘은 잔금 지급 기한을 연장하면서 지급한 이자를 취득가액에 포함하여 양도소득세 부과 처분을 취소받은 최신 승소 사례(서울행정법원 2025구단53110)를 분석해 드립니다.


1. 사건의 개요: 잔금 지급 연장과 추가 이자 지급


원고 A씨는 2022년 9월, 매도인 B로부터 C사의 전환사채를 100억 원에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금 10억 원은 당일 지급하고, 나머지 잔금 90억 원은 2022년 12월 20일까지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원고는 자금 사정상 잔금을 기한 내에 지급하기 어려웠습니다. 다행히 계약서에는 "상호 합의가 있는 경우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조항이 있었습니다. 이에 원고와 매도인은 만기 전 합의를 통해 잔금 지급일을 2023년 3월로, 다시 2023년 9월로 두 차례 연장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두 번째 연장 합의 시, 원고는 "잔금 지급일 연장에 따른 지연이자" 명목으로 연 10%의 이자(약 3억 1천만 원)를 원금에 합산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이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여 매도했고, 위 이자 비용(3억 1천만 원)을 취득가액에 포함하여 양도소득세를 신고했습니다.


2. 핵심 쟁점: '거래 조건의 변경' vs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지연손해금'


과세관청은 이자 부분은 '지연이자'이므로 취득가액에 포함될 수 없다고 보고, 이를 제외하여 양도소득세 약 9,400만 원을 부과했습니다.


여기서 핵심 법적 쟁점은 "이 이자의 성격이 무엇인가"입니다.


원고의 주장: 당사자 간의 약정에 의한 대금지급방법에 따라 지급한 이자이므로, 소득세법 시행령 제163조 제1항 제3호 본문에 따라 취득가액에 포함되어야 한다.
피고(세무서)의 입장: 이는 지급기일의 지연으로 인해 발생한 지연손해금(연체이자) 성격이므로, 같은 법 시행령 단서에 따라 취득가액에서 제외되어야 한다.


3. 법원의 판단: "채무불이행이 없다면 취득가액이 맞다"


서울행정법원은 원고의 손을 들어 과세관청의 부과처분을 취소했습니다. 법원이 원고 승소 판결을 내린 결정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채무불이행(Default)이 없었다

계약서상 처음부터 합의에 의한 기간 연장이 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었고, 원고와 매도인은 잔금 지급기일이 도래하기 전에 미리 합의하여 기한을 연장했음. 즉, 원고는 계약을 위반하거나 이행을 지체한 사실이 없으므로, 이 돈은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금(지연손해금)이 될 수 없음.


② 명칭보다 실질이 중요하다

합의서에 "지연이자"라는 표현이 쓰였지만, 법원은 이를 일반적인 경제 거래에서 혼용되는 표현으로 판단. 실질적으로는 양 당사자가 매매대금의 지급 시기를 늦추는 대신, 그 대가로 매매대금을 증액(이자 가산)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평가.


③ 변경된 계약도 계약이다

최초 계약 당시에는 이자 약정이 없었더라도, 나중에 합의를 통해 계약 내용을 변경하여 이자를 주기로 했다면, 이는 '당사자 약정에 의한 대금지급방법'에 해당함. 따라서 이 금액은 취득가액(원가)의 일부로 보는 것이 타당.


4. 변호사의 시사점 및 대응 전략


이번 판결은 "잔금 지급이 늦어진다고 해서 무조건 지연손해금(취득가액 불인정)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습니다.


양도소득세 절세를 위해 부동산이나 주식 거래 시 다음 사항을 꼭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반드시 '기한 전'에 합의하세요: 잔금 지급일이 지나서 이자를 주면 '연체이자(지연손해금)'가 되어 세금 혜택을 못 받습니다. 반드시 지급일이 오기 전에 매도인과 합의하여 지급 기일을 연장하는 변경 계약서를 작성해야 합니다.


계약서 문구를 정비하세요: 변경 계약서 작성 시 "지연손해금"이라는 용어보다는, "잔금 지급 기한 연장에 따른 이자 가산" 혹은 "매매대금의 증액" 등으로 명시하는 것이 불필요한 오해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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