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증 받은 부동산의 취득세를 미리 냈다가 이후 유증을 포기하여, 거부당했던 세금을 전액 환급(경정청구 인용)받게 된 최신 승소 사례를 분석해 드립니다.
이 사건의 원고들은 망인(할아버지)으로부터 서울 강남구 소재 건물의 지분을 유언으로 물려받게 된 손자녀들입니다.
2021. 10. 망인은 원고들에게 부동산 지분을 증여한다는 내용의 자필 유언장을 작성하였고, 2022. 2. 사망하였습니다.
2022. 4. 원고들은 유언 검인 절차 전, 취득세 신고 지연에 따른 가산세 등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취득세 약 9,800만 원을 먼저 신고·납부하였습니다.
2022. 5. 이후 원고들의 법정대리인은 유언집행자에게 '유증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2023. 1. 원고들은 "유증을 포기했으니 부동산을 취득한 것이 아니다"라며, 납부한 취득세를 돌려달라는 경정청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강남구청장(피고)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원고들이 이미 사실상 취득을 했고, 유증 포기는 지방세법상 취득 취소로 인정되는 예외 사유(화해조서, 공정증서 등에 의한 계약 해제)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였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취득세를 납부한 행위를 '사실상 취득'으로 보아 과세할 수 있는가"와 "사후적인 유증 포기가 과세 처분을 뒤집을 수 있는가"였습니다.
과세관청의 논리:
지방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무상승계취득은 '계약일(유증 개시일)'에 취득한 것으로 보며, 이를 취소하려면 60일 이내에 화해조서 등 특정 서류로 입증해야 한다. 유증 포기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서울행정법원은 원고들의 손을 들어 피고의 경정거부처분을 취소(세금 환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민법상 유증을 받을 자는 유언자 사망 후 언제든지 유증을 포기할 수 있으며, 포기하면 유언자가 사망한 때(처음)로 소급하여 효력이 발생한다. 즉, 유증을 포기하면 애초부터 부동산을 취득하지 않은 것으로 확정되므로 취득행위 자체가 존재하지 않게 된다.
'특정 유증'(재산을 콕 집어 주는 것)을 받은 사람은 유증을 승인하기 전까지는 채권적 청구권을 가질 뿐입니다. 수증자가 승인할지 포기할지 결정하기 전까지는 재산 귀속이 '잠정적' 상태이므로, 이 단계에서 부동산을 '사실상 취득'했다고 볼 수 없다.
법원은 원고들이 취득세를 미리 납부한 것에 대해, "신고 납부 지연 불이익을 우려해 일단 납부한 것일 뿐, 이를 두고 유증을 묵시적으로 승인했다고 볼 수 없다". 원고들은 이후 등기를 넘겨받지도 않았고 명확히 포기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과세관청이 근거로 든 '60일 내 계약 해제 입증 서류 제출' 규정은 매매나 증여 같은 '계약'에 적용되는 것이다. 상속이나 유증 포기처럼 법률에 의해 권리 귀속 자체가 소멸하는 '단독행위'에는 이 까다로운 규정을 적용할 필요가 없다.
이번 판결은 납세자가 가산세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제적으로 세금을 냈더라도, 추후 적법하게 상속이나 유증을 포기했다면 실질과세 원칙에 따라 세금을 돌려받아야 한다는 점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법률 조언]
유증·상속 포기의 효력: 적법한 기간 내에 가정법원에 신고하거나(상속포기), 유언집행자에게 의사를 표시하여(유증포기) 포기하면, 처음부터 재산을 받지 않은 것이 됩니다.
경정청구 활용: 만약 상속 개시 후 취득세를 납부했으나, 이후 협의분할이나 포기 등을 통해 실제 재산을 취득하지 않게 되었다면, '경정청구'를 통해 이미 낸 세금을 돌려받을 수 있습니다.